'방출 위기' 오그레디, '승승장구' 알칸타라…"매서운 봄" 日 언론도 주목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2022시즌이 끝난 후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를 제외한 8개 구단은 1명 이상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와 같이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바꾼 구단도 있었다. 그중에서는 일본프로야구라는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뒤 KBO리그를 찾은 선수도 여럿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9년 KT 위즈에서 27경기에 등판해 11승 11패 평균자책점 4.01, 2020시즌 두산에서 31경기에 나서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의 우수한 성적을 거둔 뒤 일본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했던 라울 알칸타라가 '친정' 두산과 계약을 통해 3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왔다.
이 밖에도 SSG 랜더스가 주니치 드래건스와 치바롯데 마린스에서 45경기에 등판해 17승 19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던 에니 로메로, 한화 이글스가 2022시즌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20경기에서 1승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9을 기록한 버치 스미스, 마찬가지로 지난해 세이부에서 123경기에 출전해 15홈런 타율 0.213 OPS 0.696의 성적을 남긴 브라이언 오그레디를 품에 안았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일본 야구를 경험한 뒤 KBO리그에 입성한 네 선수 중 2명이 한국을 떠났다. 가장 먼저 짐을 싼 것은 한화 소속이었던 스미스. 그는 시범경기 3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42의 좋은 성적을 거두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키움 히어로즈와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투구 중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고, 2⅔이닝 동안 2실점(2자책)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1호 방출'의 수모를 겪었다.
두 번째로 KBO리그를 떠난 것은 우려 속에 영입했던 로메로다. 로메로는 일본에서 3시즌을 뛰는 동안에도 부상으로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그리고 불길한 느낌은 현실이 됐다. 로메로는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어깨 충돌 증후군 진단을 받았고, 정규시즌은 물론 시범경기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결국 팀을 떠나게 됐다.
곧 KBO리그를 떠날 위기에 처한 선수도 있다. 바로 오그레디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으나, 타율은 0.114로 정교함 면에서 아쉬운 모습을 내비쳤다. 이는 정규시즌으로도 이어졌고, 오그레디는 현재 19경기에서 타율 0.195로 허덕이고 있다. 지난 4월말 극심한 부진 속에 2군으로 내려갔지만,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유일하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는 '에이스' 알칸타라. 2020시즌이 끝난 뒤 한신으로 이적한 알칸타라는 일본에서 2시즌 동안 4승 6패 2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KBO리그로 돌아온 뒤 정규시즌 8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1.50으로 활약 중이다. 특히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20승'을 거뒀을 때의 면모를 빠르게 되찾고 있다.
스미스와 로메로의 경우 영입 당시부터 우려가 있었던 선수들이다. 스미스와 로메로 모두 일본에서도 '부상'으로 인해 단 한 번도 풀타임을 치르지 못했던 까닭. 물론 부상 부위에 대한 차이점은 있지만, '유리몸'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오그레디 또한 일본에서 15홈런을 쳐냈지만, 정교함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고, 그 모습이 KBO리그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일본 무대를 경험한 뒤 KBO리그에 입성한 선수들을 일본 언론이 주목했다. 일본 '풀카운트'는 15일 "알칸타라는 지난 14일 KIA전에서 직구 최고 구속은 155km에 달했다. 올 시즌 8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1.50를 기록 중이다. 벌써부터 알칸타라의 2024시즌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매체는 "하지만 한국에 처음 간 선수들에게는 매서운 봄"이라며 "로메로는 부상으로 단 한 개의 공도 던지지 않고 방출됐다. 스미스는 염원하던 선발 투수가 됐지만, 어깨 부상으로 2⅔이닝 만에 하차한 뒤 퇴단했다"며 "오그레디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막 후 홈런은 없고, 1군으로 복귀한 뒤에도 9타수 1안타. 2군에서도 타율 0.179로 힘겨운 수치를 남겼다"고 짚었다.
'풀카운트'는 "지난 시즌까지 한신에서 뛰다가 올해부터 친정팀인 두산으로 돌아간 알칸타라는 에이스급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반면 치바롯데에서 SSG로 이적한 로메로처럼 공 1개도 던지지 않고 한국을 떠난 선수도 있다"며 "같은 아시아에서 새 둥지를 찾은 전직 일본프로야구 외국인 선수들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는 봄"이라고 덧붙였다.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 한화 이글스 브라이언 오그레디, 버치 스미스. 사진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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