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황선홍 2023년 한국 축구는 봄날입니다[창간특집]

황민국 기자 2023. 5. 16.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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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과 황선홍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경기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스포츠경향과 창간특집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의 환희는 이제 지나간 과거가 됐다. 올해는 새로운 축구 축제가 기다린다. 오는 7월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과 9월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 바로 그 무대다. 두 대회에서 어떤 성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한국 축구의 흥행도 달라진다.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62)과 황선홍 23세 이하 남자축구대표팀 감독(55)은 15일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스포츠경향 창간 18주년을 기념해 만나 “어깨가 무겁지만 운명이라 생각한다. 한국 축구의 봄날은 우리가 책임지겠다”고 입을 모았다.

굳이 순서를 따진다면 벨 감독이 먼저 축포를 쏘아 올려야 한다.

황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최고 대회라는 무게감도 있으니 월드컵이 우선”이라면서 “벨 감독님이 2019년 10월 부임할 때부터 쌓아온 노력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황 감독은 여자축구대표팀이 지난해 여자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던 것을 떠올리며 순탄한 출발을 기대하는 눈치다. 그는 “지금 흐름이라면 월드컵도 아시안게임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거꾸로 벨 감독은 “한국 축구가 제대로 살아나려면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모두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남자는 최근 2개 대회 연속 우승했지만, 여자는 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벨 감독은 “사실 성공의 바로미터는 금메달일 수 있다”면서 “여자 축구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보니 2위라도 대단한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령탑이 남·녀 구분 없이 꼭 승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 경기도 있었다. 가위·바위·보도 질 수 없다는 한·일전이다. 남자 축구는 최근 세대별로 일본에 잇달아 0-3으로 참패했고, 여자 축구 역시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황 감독은 “우리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일본은 무조건 만난다. 지난해 실패한 원인을 돌아보면서 되갚도록 노력하고 있다. 두 번의 패배는 있을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내년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는 2001년생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리고 있는데, 쓰라린 패배로 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지도자인 벨 감독도 한·일전의 특수성은 예외가 없다. ‘대한외국인’이라는 별명처럼 한국과 일본의 특수관계를 잘 알고 있는 그는 “지난해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선 1-1로 비겼고,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선 1-2로 졌다. 그 때보다 더 강해진 우리 선수들이 적극적인 공격 축구로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 감독이 줄곧 국내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면, 벨 감독은 독일과 노르웨이, 영국 등에서 활약한 터라 접점이 많지 않다. 사석에선 한 차례 필드를 누비면서 안면을 익힌 정도다.

벨 감독은 “공교롭게도 내가 독일에서 일할 때 황 감독도 독일 레버쿠젠에서 뛴 걸로 안다. 첫 만남부터 이 이야기로 대화의 물꼬를 열었다”고 떠올렸다. 황 감독은 “독일에서 2년간 뛴 그 추억이 매개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파리올림픽까지 새로운 인연을 맺어가겠다는 생각이다.

벨 감독은 “한국 축구가 성공하려면 남·녀가 모두 성적을 내야 한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황 감독님이 아시안게임부터 올림픽까지 모두 좋은 성적을 내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황 감독도 “아직 여자 축구는 올림픽에 나간 적이 없다. 올해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낸 뒤 올림픽의 새 역사까지 썼으면 한다. 우리 모두 웃으며 금의환향했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파주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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