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일] 테니스 마케팅 전쟁.."이미지로 승부한다!"

서봉국 2023. 5. 16.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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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icture paints a thousands words'.'그림(이미지) 한 장이 천 마디 말을 대신한다'라는 Bread의 서정시 같은 노래 'if' 가사를 이보다 더 절실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내가 최고"라는 라이벌 의식 속에 공동 작업을 기피하던 세계 축구계의 양대 거물 메시와 호날두.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이들을 광고(아래 사진)에 모은 것은 명품 브랜드의 가치, 그리고 승부라는 절묘한 콘셉트로 접근한 스포츠마케팅의 힘이었습니다.

사진제공 / LMVH
바야흐로 테니스의 르네상스입니다. 스포츠 용품업계와 패션업체들은 몰려드는 MZ세대 고객들을 겨냥해 다양한 볼거리와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보여지는 것, 이미지를 중시하는 2030들. 테니스 인구 60만 명에 시장 규모 추산 3천억 원. 패션 매출은 지난해 대비 10배 폭증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실내 테니스장만 700개, 테린이로 불리는 젊은 인구가 과거 동네 아파트 코트를 점령했던 아저씨들 대신 테니스장을 향해 진군하는 추세입니다. 무엇보다 테니스의 고급지고 건강한 이미지가 SNS 등에서 환영받고 자신의 몸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죠.

'이미지 중시' 2030이 이끈 테니스 르네상스..업체도 과감히 투자

고수가 되는 것도 좋지만, SNS용 패션도 한 몫 / YTN 캡처
프랑스오픈 공식후원업체이자 세계 최강 조코비치, 메드베데프를 후원하는 라코스테는 YTN남산서울타워 일대를 테니스 공원으로 변신시켰습니다. 싱그런 풀 내음이 가득한 서울의 한복판, 신록의 계절 5월에 맞게 특유의 그린-화이트 색깔로 화사함을 담았습니다. 보이는 곳곳이 창업자의 별명을 딴 악어의 모습입니다. 창립 90주년을 맞아 세계 주요 도시 랜드마크를 돌며 벌어지는 이벤트에 걸맞게 10억 원을 훨씬 넘게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코스테 송현귀 상무는 "장소 선정에 고민했지만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의 상징인 남산타워를 낙점했다."라고 전했습니다. 화려하면서 세련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했습니다. 오는 21일까지인데, 원포인트 레슨도 진행됩니다.
광화문광장을 테니스코트로!
과거의 황제 비요른 보그 등 테니스 헤리지티로 유명한 휠라. 지난달 광화문광장을 흰색코트로 바꿔놨습니다. 1월 호주오픈 출장 중 저와 만났던 휠라코리아 김지헌 대표, "호주오픈 등에서 영감을 얻어 올봄 깜짝 놀랄 행사를 준비 중"이라던 구상이 현실화된 겁니다. 시작 전 심술궂은 비가 훼방을 놨지만 참신한 기획과 추진력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예산도 라코스테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전해졌습니다.

신선한 자극..치열한 경쟁

메이저대회 공인구의 위엄..전통과 역사의 던롭
관련 업계도 신선한 자극에 의욕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남산을 찾은 던롭스포츠코리아 홍순성 대표는 "저희는 테니스에도 진심입니다. 좋은 공부가 됐습니다."라고 털어놨습니다. 스릭슨의 '반반 칼라 골프공'으로 대히트를 쳤지만 던롭 역시 테니스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유서 깊은 브랜드입니다. 제 지인 중에도 던롭 라켓의 독특한 타구감만 고집하는 골수팬이 적지 않습니다.
요넥스 김세준 상무(우측)..테니스와 애니메이션 접목
역시 라코스테 행사를 둘러본 요넥스코리아 김철웅 대표는 "구경 잘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일본에 본사를 둔 브랜드답게 상품 이미지 프로모션에 애니메이션을 접목해 호평받았습니다. 1-2년 사이 기록적인 테니스 라켓 수요에도 공급이 더뎠던 윌슨 등 타사 제품에 비해 발 빠른 생산 대처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는 후문입니다. 후원 선수 권순우가 라켓을 브이코어 모델로 바꾸면서 올 초 두 번째 투어 우승을 차지했었죠? 후광 효과도 톡톡히 봤습니다.

아마추어 대회도 프로 상금 방불..예능프로도 속속

테린이대회도 뜨거운 열기
폭발적인 인기를 의식한 주최 측 후원 덕에 아마추어 대회도 프로대회 상금을 능가합니다. 1위에게 동남아투어 상품권을 넘어 메이저대회 참관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도 여럿입니다. 입문 8개월 만에 테린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탁구 선수 출신 초보자를 보며 충격도 받았습니다. '왕후장상에 무슨 씨가 있느냐(王侯將相何有種乎)'-누구라도 챔피언이 될 수 있다'-라지만, 구력 20년에도 대회만 나갈라치면 벌렁대는 가슴, 소심한 포핸드 스윙, 유리 멘탈에 고민하는 저 같은 사람은 어떡하라고요.

'테니스 거품(?)' 우려 목소리도

테니스 예능프로도 출현 / 제공 MBN
다만 현장의 온도는 아직은 조심스럽습니다. 바볼랏의 김윤기 팀장은 "테니스가 확실히 유행인 것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젊은 층 사이 스포츠의 본질보다는 과시형 스포츠가 되어가는 것은 조금 우려가 됩니다. 또 신규 유입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코트 시설 확충이 시급하고, 세계 톱 레벨 프로 선수를 한두 명 더 배출해야 인기가 오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총소리 없는 마케팅 전쟁..소비자는 즐겁다!

페더러-애거시의 역대급 이벤트 경기장소..해발 200m
마케팅을 흔히 '총소리 없는 전쟁'이라고 하죠? 까다로운 스포츠 스타들을 잘 다독여 건강한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한편 소비자의 기호를 파악하고 자사의 독특한 이미지와 트렌드를 창조하면서, 매출 증대까지 고민하는 것이 스포츠 마케터들의 역할입니다. 이 시간에도 이들의 분투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1925년, 홍보의 끝판왕..아득한 상공에서 극한의 이미지 창출
덕분에 팬들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놀라운 경험, 신선한 아이디어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게 아닐까요? 모처럼 찾아온 테니스의 중흥기, 온몸으로 응원합니다(사진제공:각 업체 / YTN 남산서울타워 / ATP).

YTN 서봉국 (bksu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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