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과 시간의 경계 사이로 깊어진 고요

강주영 2023. 5. 1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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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에 먹을 풀어 그려낸 산수화에도 경계는 존재한다.

남고 신철균 작가 작품전 '해를 안고 산을 보다'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남고 신철균 작가의 작품전 '해를 안고 산을 보다'가 16일 강원대학교 미술관에서 개막, 수묵화 70여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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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균 작품전 ‘해를 안고 산을 보다’
오늘 강원대학교 미술관 개막
빛 너머 생명력·사물 본질 표현
“강원 자연에 대한 새로운 해석”
신철균 작 ‘경계 시간’ 시리즈.

한지에 먹을 풀어 그려낸 산수화에도 경계는 존재한다. 남고 신철균 작가 작품전 ‘해를 안고 산을 보다’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신철균 작가는 ‘경계-○○’이라는 시리즈의 수묵화에 경계를 넘어서는 자연의 풍경을 옮겼다. 계절의 경계, 시간의 경계, 빛의 경계 등이 앉았다. 그 사이에서 나름대로 공존하고 있는 존재들이 드러난다. 보이는 것에 의존하지만 정작 우리가 놓치는 풍경들이기도 하다. 신철균 작가는 “낮에도 빛이 있듯이 깜깜한 밤에도 형상은 있다”고 했다.

남고 신철균 작가의 작품전 ‘해를 안고 산을 보다’가 16일 강원대학교 미술관에서 개막, 수묵화 70여점을 선보인다. 색뿐 아니라 기교 역시 덜어낸 것이 특징인 신 작가의 산수화는 오히려 산의 위엄을 극대화한다. 작품 대부분 짙게 먹물을 입혀 강원도의 산을 그렸다. 산은 새하얀 한지 사이에서 압도적인 존재를 드러낸다.

신철균 작 ‘경계 시간’ 시리즈.

작품 ‘경계-시간 1,2,3,4,5’ 시리즈는 과감하게 먹물을 풀어낸 여백이 눈길을 끈다. 반면, 또 다른 작품 ‘경계-시간’은 촘촘한 붓질로 우거진 수풀을 빼곡히 메웠다. 농도와 밀도를 조율해 경계를 명확히 했지만, 산 속 여러 생물들이 만들어낸 들판의 조화로움이 엿보인다. 산의 굴곡과 깊이도 표현하고 있다. 나무 하나하나, 생물 하나 둘로 구성된 숲이 가진 이야기, 깊이도 어렴풋이 알게 한다.

신 작가는 시간과 빛 등 경계를 표현하는 동시에 사물의 본질을 담고자 했다. 그는 “태양의 빛이 우리가 보는 모양을 다르게 할 뿐 해가 뜨나 지나 산은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그곳에 있다”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경계, 새벽과 아침의 경계, 색이 있음과 없음의 경계 등 자연의 변화 속 빛 너머 사물의 본질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경계를 따라 여백도 탄생한다. 여백을 남기는 동양적 미를 화폭에 적극 활용, 관객이 작품을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낸다. 그 안에서 빈 공간을 직시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의 공간도 제시한다. 빛을 통해 보이는 실제 모습에서 색을 빼고 평면으로 압축한 그의 산수화가 자연의 본래 모습을 그리는 것도 맥을 같이 한다. 자연이 품은 생명력과 소리들을 고요히 상기시킨다.

신철균 작 ‘경계 시간’ 시리즈.

절제된 색과 단조로운 화면이 주는 긴장감도 있다. 강원도에서 직접 마주한 자연의 위엄도 표현했다.

권정임 강원대미술관장은 “남고 작품의 특징은 강원도의 자연을 직접 체험하며 얻은 새로운 해석을 화폭에 담아내는 것”이라며 “수묵산수화를 통해 시간과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외형 뒤 가려진 본래 모습을 그려낸다”고 평했다. 신철균 작가는 강원대 미술교육학과와 교육대학원 졸업 후 같은 학교 문화예술공학대학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번 작품전은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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