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선전… 28일 결선 투표 치른다
개표 초반 50% 넘다 최종 49.5%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당(정의개발당·AKP) 후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20년간 철권통치해 온 에르도안의 장기 집권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사실상 정권을 내줄 위기를 넘겨 결선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르도안은 최다 득표를 하고도 과반을 얻지 못해 야당 연합 후보로 2위 득표한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와 오는 28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15일(현지 시각) 튀르키예 선거관리위원회(최고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에르도안이 약 2700만표로 49.5% 득표를 기록해 결선 투표에서 최종 당선자가 결정될 예정이다. 2위인 클르츠다로을루는 44.9%를 득표했다. 에르도안은 앙카라에 있는 정의개발당 본부 발코니에서 군중 연설을 통해 “2차 선거를 하게 되더라도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1차 투표 결과를 인정하고 결선 투표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선거 전에는 클르츠다로을루의 지지율이 에르도안보다 4~5%포인트 앞서 50%가 넘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달랐다. 개표 초반부터 에르도안이 앞서갔고 한때 득표율 52%를 찍는 등 격차를 16%포인트까지 벌렸다. 클르츠다로을루는 개표 중반 이후 득표율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격차를 4%포인트대로 줄여 에르도안의 과반 득표를 저지했다.
선거 기간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에르도안이 득표율 1위를 기록하자 튀르키예 증시는 급락했다. 이날 개장 전 지수가 6.4% 하락하자 한때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 브레이커는 주가지수가 급하게 오르거나 떨어질 때 일시적으로 주식 매매를 정지하는 제도다. 고(高)물가 장기화에도 금리를 잇달아 낮추는 역주행 경제정책을 펼쳐온 에르도안의 낙선을 기대했던 증시가 예상 밖 결과에 불안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선거에서 에르도안은 경제 부흥을 약속하는 한편, 경쟁 후보가 당선되면 튀르키예가 위기에 빠진다는 ‘희망과 공포’ 전략을 써서 선전했다”며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상대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자신의 당선 여부가 국가 운명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이 35.5%의 득표율로 총 600석 중 266석을 차지하면서 최대 정당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제1 야당인 공화인민당은 25.4%의 득표율을 보이며 169석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는 28일 대선 결선 투표에서 에르도안은 자신이 최대 정당 후보임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선심성 공약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에서 5.2% 득표율로 3위를 한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의 지지 여부가 승패를 좌우하는, 결선 투표의 캐스팅보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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