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홈런왕들 “올핸 안 터지네”
무라카미, 124타수 6홈런 부진
한·미·일(韓·美·日) 프로야구 거포들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홈런왕들이 나란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두 명은 부상 여파, 한 명은 타격감이 저조하다.
지난해 35홈런(98타점)을 쏘아 올리며 생애 여섯 번째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국민 거포’ 박병호(37·KT)는 지난달 14일 수원 한화전 이후 한 달 넘게 침묵 중이다. 현재 타율 0.259(81타수 21안타) 2홈런 14타점. 홈런 1위(9개)인 LG 박동원(33)과 격차가 크다. 박병호는 지난달 말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에 들어갔다. 최근 복귀했지만 아직 주루하는 데는 무리가 있어 간간이 대타로만 나서고 있다.
KT는 시즌 개막을 앞두곤 불펜 핵심 주권(28)과 김민수(31), 그리고 외야수 배정대(28)가 각각 팔꿈치와 어깨 부상, 손등 골절로 이탈했다. 최근 들어서는 투타 주축인 소형준(22)과 황재균(36)이 각각 팔꿈치 파열과 발가락 미세 골절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홈런왕이 헤매고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하자 KT도 맥을 못 추고 있다. KT는 현재 리그 최하위(9승2무22패·승률 0.290)다.
에런 저지(31·뉴욕 양키스)도 위력이 지난해만 못하다. 그는 지난 시즌 62개 대포를 날리며 역대 아메리칸리그(AL)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우며 MVP(최우수선수)로도 뽑혔다. 그런데 올해는 현재 타율 0.261(115타수 30안타) 8홈런 21타점.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13개)인 피트 알론소(29·뉴욕 메츠)보다 5개 적다. 작년 이맘때쯤에는 홈런이 12개였다. 기록 자체로는 그다지 나쁘지 않지만 작년에 워낙 화끈한 ‘홈런쇼’를 과시해 상대적으로 못하다는 ‘불이익’이 생겼다. 최근 엉덩이 통증 부상에서 돌아와 1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게 위안이다.
지난해 56홈런(134타점)을 터뜨리며 일본인 선수로 역대 NPB(일본 프로야구)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운 무라카미 무네타카(23·야쿠르트 스왈로스)는 알 수 없는 슬럼프에 허덕인다. 지난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 대회 타율이 0.231에 그치면서 예감이 안 좋았던 그는 현재 타율 0.210(124타수 26안타) 6홈런 22타점으로 부진하다.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보통 지난 시즌 홈런왕에겐 투수들이 경계심을 갖는다”며 “(많은 홈런을 쳐야 된다는 스스로의) 압박감과 함께 투수들의 견제 때문에 흔들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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