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살 빼기 최후 수단 비만대사수술, 부끄러워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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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A 씨는 15년 이상 130㎏의 몸으로 직장도 없이 부모님의 걱정만 끼치고 살아왔다.
그의 인생여정을 잘 모르지만, 입원·수술 과정에서 간호사 및 원무과 직원 등 다수와 여러 번 트러블이 있었던 것으로 봐서 평탄하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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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A 씨는 15년 이상 130㎏의 몸으로 직장도 없이 부모님의 걱정만 끼치고 살아왔다. 그의 인생여정을 잘 모르지만, 입원·수술 과정에서 간호사 및 원무과 직원 등 다수와 여러 번 트러블이 있었던 것으로 봐서 평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수술실로 들어가는 그의 눈빛은 비장했고, 수술 후에는 생활습관을 치열하게 고쳐 나갔다. 그 후 1년 6개월이 경과한 현재, 40㎏을 감량한 그는 당뇨약 등 먹던 약 대부분을 중단했고 직장도 구했다. 그리고 필자에게 외래 진료 오는 날이면 아주 밝은 표정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두 번 외친다.
현대인의 고민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살을 빼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느냐일 것이다. ‘뚱뚱하다’는 말은 다분히 주관적인 표현이다. 의사들이 정의하는 ‘체질량지수’가 30이 넘는 고도비만인 사람의 절반은 자신이 날씬하다고 생각하고, 체질량지수 30 미만인 사람의 절반은 오히려 자신이 뚱뚱하다고 여긴다고 한다.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나 살을 빼고 싶다고 말을 해보라. 적게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하면 살을 뺄 수 있다고 하지만, 이를 제대로 실천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맛있는 음식이 도처에 널려 있고, 오늘 저녁도 맛집을 가자는 친구들이 줄을 서 있다.
2006년 개봉된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포스터를 보고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 같다. 노래를 아주 잘하지만 뚱뚱한 외모 때문에 대역가수를 하는 주인공이 살 빼는 수술을 받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는 내용이다(이 영화에서의 수술이 필자가 하는 비만대사수술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뚱뚱하면 사회적으로 좋은 직장에서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살기 어렵다는 현실을 풍자한 영화였다. 실제로 필자에게 수술을 받기로 결심한 분들의 상당수는 외모에 관심이 많은 30~40대 여성이다.
그러나 비만의 더 큰 문제는 당뇨 고혈압 지방간 수면무호흡증과 같이 비만으로 생기는 합병증들이다. 이는 외모의 문제를 넘어 질병이며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당뇨로 인해 약을 먹고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며, 코를 고느라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해 낮에 계속 졸리고 일을 잘 못한다고 혼나기 일쑤다. 또 혈압약을 먹어야 하고, 콩팥(신장)기능이 망가지면 혈액투석의 두려움이 덮친다.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의사선생님에게 물어보지만 대답은 적게 먹고, 운동해서 살을 빼라고만 한다. 물에 빠진 사람의 손을 잡아서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나오라고만 하는 것이다.
비만대사수술은 수만 가지의 다이어트를 하고도 실패한 분들이 거의 마지막에 찾는 곳이다. 살 빼는 일이 얼마나 힘들면 수술까지 해야 하느냐고 가족들은 반대하지만, 당사자의 절박함을 100% 이해하기는 본인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역사적으로 외과 의사는 환자가 필요한 곳에서 직접 살을 맞대고 일을 해왔다. 더 이상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거니와 안전한 수술을 위해 잘 준비된 의사를 찾아 물에서 건져달라고 손을 내밀어 보라. 그리고 수술을 이미 받은 선배들의 경험을 듣고 고민을 털어놔 보자. 길은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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