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54] 뇌절하겠네?
한 라이브 동영상을 시청 중일 때 댓글 창에 ‘뇌절하겠네’란 말이 계속 올라왔다. 무슨 뜻인가 궁금해 찾아보니 ‘뇌절은 똑같은 말이나 행동을 반복해 상대를 질리게 할 때 사용한다’는 설명이었다. ‘1절, 2절, 큰 절, 결국은 뇌절’이란 식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뇌절’이라고는 안 했지만 스트레스로 뇌가 절단된 것 같은 강도의 피로를 느낀다는 호소를 들을 때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피로하다면 실제로 끊어줄 필요가 있다. 좌우로 뇌를 끊는 것이 아니라 뇌와 외부 환경과의 연결 스위치를 잠시 꺼줄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연결을 위한 단절(disconnect to connect)’이라는 마음 힐링 관련 용어가 있다. 업무나 삶의 스트레스와 연관된 ‘외부의 사람 또는 디지털 네트워크’와 잠시라도 단절하고 내면의 마음과 연결하는 고요한 힐링의 시간을 갖자는 내용이다. ‘멍 때리기’가 유행이었는데 힐링을 위한 단절 연습을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힐링 설루션으로 자주 언급되는 ‘마음 챙김(mindfulness) 명상’도 기본적인 내용은 외부 네트워크를 잠시 끈 채 내면의 감정과 생각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고 그대로 봐주자는 것이다.
팬데믹 전투를 치러 지친 데다가 사회 및 경제의 구조적 변화도 커 적응 스트레스가 초고압인 요즈음이다. 그러다 보니 지구인 모두가 ‘멍 때리기’가 이전보다 쉽지 않은 마음 상태가 됐다. 공간으로 설명해 본다면 멍 때리기로 힐링이 잘 된다는 것은 외부 정보망과 잠시 연결을 끊을 때 몰입하고 있던 스트레스 공간에서 잠시 빠져나와 마음 안 힐링 공간으로의 이동이 잘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단순히 멍 때리기를 하면 힐링 공간이 아닌 걱정과 염려의 불안 공간으로 빨려 들어간다. 불안 공간이 블랙홀처럼 강해졌기 때문이다. 멍 때림이 오히려 걱정과 염려 같은 잡념을 일으키면 뇌절 수준의 피로감이 찾아온다.
그래서 나만의 ‘연결을 위한 단절’ 방법을 꾸준히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점심 때 짧은 명상일 수도 있고 가벼운 산책일 수도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큰소리로 록 음악을 들으며 뛰는 것일 수도 있다. 힐링은 내 마음이 좋아하는 선물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친구나 가족에게 선물을 주는 것보다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직접적인 언어 소통이 마음과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마음에 효과적인 힐링 활동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과거에 좋았던 기억의 활동, 또는 해보고 싶었던 것, 그리고 의외로 나랑 안 맞을 것 같은 것도 한번 해볼 필요가 있다. 친구 때문에 억지로 끌려간 취미 활동에서 최고의 재충전을 경험했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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