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홀로서기 시작해야 하는 날, 그 바람과 희망

기자 2023. 5. 1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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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은 성년의날이었다. 전국 곳곳에서 성년의날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성년의날은 이제 막 성인이 된 이를 모두가 축하하며 사회인으로서의 책무와 자부심을 부여하는 날이다. 하지만 자립준비청년으로서 성년의날을 맞이하는 건 시설의 둥지에서 벗어나 자립해야 하는 시기를 의미한다. 4년 전 나 역시 성년의날에 ‘홀로서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장인우 자립준비청년

나는 성인이 되고 다행히 또래 친구들처럼 대학에 갔다. 매미가 우는 소리가 나고, 새하얀 눈이 내리는 시기가 되면 모두가 기다리던 방학이 찾아왔다. 나는 방학 기간에도 매일 도서관을 찾아갔다. 주변 친구들은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줄 알았겠지만, 냉난방기가 없는 방에서 지내는 내가 무더운 여름과 매서운 겨울을 보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렇게 전문대를 졸업하면 온전한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스스로 진로를 결정하기에는 너무나도 짧은 시간이었다. 고민을 나눌 사람들은 주변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게 또 졸업 후 2년의 세월이 흘렀다. 방황의 시기에 아는 목사님의 도움으로 대학 편입을 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어려울 때 믿고 물어볼 수 있는 선배나 어른들이 있었더라면 내가 방황하던 시간은 조금 단축되지 않았을까.

나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굿네이버스와 자립지원전담기관을 만나 조금은 더 자립할 힘을 기를 수 있었다. 지금은 예비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예정아동)이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자립 선배로서 이들의 지지자가 되어주는 바람개비서포터즈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내가 멘토로 활동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후배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격려하는 것이다. 이들이 나처럼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사회에 건강하게, 순탄하게 첫발을 내딛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대개는 자립 준비에 있어 다양한 자립 정보를 전달하고 생활 상식을 알려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지만, 자립준비청년들이 주로 겪는 어려움은 사회적 연고가 적어 진로 고민과 같이 개인적인 문제들을 함께 나눌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다.

자립준비청년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따뜻하게 응원해줄 지지체계가 필요하다. 특히 자립 초기에는 주거지 구하기, 금융관리, 생활 적응 등 혼자서 해내기에는 힘들고 곤란한 일들을 겪곤 한다. 자립준비청년에게 금전적 도움을 넘어 사회적·정서적 지지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우리 사회와 정부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만약 자립준비청년이 주거지를 홀로 구하기 어렵다면 정부와 관련 기관에 요청해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언제든 지지체계를 연결받을 수 있어야 한다. 자립준비청년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온전히 자립해 권리 주체로 인정받는, 그래서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장인우 자립준비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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