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말의 오류’ 논리학자에게 물어보니

김양진 기자 2023. 5. 1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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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2호를 통해 2023년 5월10일 취임 1년이 되는 대통령의 말을 10가지로 나눠 살펴봤다.

검사 시절 말로 흥했던 대통령은, 실언으로 국민에게 점수를 깎아먹었다.

반격에는 상대가 논점과 무관한 근거를 제시하는 '논점 일탈(Red Herring)의 오류'나 자신의 말을 왜곡·축소하는 '허수아비 논증(Straw Man)의 오류'를 범했다는 주장으로 방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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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토크]

제1462호를 통해 2023년 5월10일 취임 1년이 되는 대통령의 말을 10가지로 나눠 살펴봤다. 검사 시절 말로 흥했던 대통령은, 실언으로 국민에게 점수를 깎아먹었다. 대통령은 법학과를 졸업하고 20년 넘게 검사일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타 공인 ‘법 전문가’다. 그러나 말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번번이 자기 말의 참뜻이 왜곡됐다고 답답해한다. 답답한 건 상당수 국민도 마찬가지다. (기자도 답답했다.) 대학에서 논리학·윤리학을 강의하는 ‘언어논리 전문가’ 김준성 명지대 철학과 교수에게, 지난호에서 보도한 대통령 말의 ‘논리 구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독자도 답답함이 풀리시기를.

-2022년 9월 미국 순방 중 비속어·욕설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과는 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보도한 언론에 대해 “동맹관계를 가짜뉴스로 이간질했다”고 반격했다.

상대에게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는 ‘방어 전략’으로 보인다. 반격에는 상대가 논점과 무관한 근거를 제시하는 ‘논점 일탈(Red Herring)의 오류’나 자신의 말을 왜곡·축소하는 ‘허수아비 논증(Straw Man)의 오류’를 범했다는 주장으로 방어한다. 그런데 이런 주장을 하려면 상대가 제시한 근거가 왜 문제인지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비속어가 발화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는 주장도 근거가 불분명하다. 그 정도로는 ‘상대에게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긴 어렵다.

그렇다면 오히려 발화자(대통령) 쪽이 ‘은폐된 증거(Suppressed Evidence)의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마땅히 고려해야 할 전제(근거)를 무시하는 오류다. 공적 언행의 부적절성 등 분명한 사실이 있지만 이를 무시했다. 또 ‘정황적 인신공격(Ad Hominem Circumstantial) 오류’를 범하고 있다. 상대의 특수한 정황에 대한 비판으로 상대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은 “대통령 부인은 그냥 가족에 불과하다”며 영부인 역할 축소를 공약했다. 당선 1년 뒤 김건희 여사는 활발한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

말의 모호성(Vagueness)을 이용해 ‘영부인 역할의 축소’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힘에 호소하는 오류(Fallacy of Appeal to Force)도 있다. 상대에게 특정한 결론을 주장하면서, 그 결론을 논리적 근거가 아니라 힘으로 정당화하는 것이다.

-“(돈이)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보다 아래 식품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2021년 8월 대선 후보 시절 말이다. 당시 인터뷰에서 밀턴 프리드먼의 ‘자유’를 예로 인용했다. 당시 참모들은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1년간 이런 사례가 반복된다.

참모는 듣는 사람이 ‘모호한 문장의 오류’(Amphiboly)를 범했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문장의 구조적 결함이나 분명하지 않은 문법적 구조 때문에 전제가 두 가지 이상으로 해석돼 잘못된 결론을 도출하는 오류다. 하지만 윤 대통령 발언에서 먼저 ‘우연의 오류’(Fallacy of Accident)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원리나 규칙을, 그것이 적용되지 않는 특수한 경우에 잘못 적용하는 오류다.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가 ‘불량 식품도 먹을 수 있는 것도 허용하는 자유’를 말하는 것 같지는 않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1463호 표지이야기-윤석열 정부 1년

“영부인이란 말 쓰지 말자”던 윤 대통령의 말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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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권에 이런 사람 없습니다…“과거 탓” 대통령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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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정신승리’ 닮은 대통령의 말…“아군과 적군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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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말에서 ‘자신감 넘치는 무지’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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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 견인했는데…대통령 ‘매우 잘함 0%’ 세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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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외교적 언어’ 안 쓰니 나라가 위험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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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노조 혐오’한 노동절, 전태일의 비극은 재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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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1년…지출 늘리면서 부채 줄이는 마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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