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美법무부 암호화폐단속국장 "거래플랫폼 불법행위 단속"
디파이 관련 암호화폐 절도 및 해킹에 초점…北해커 부상으로 "중요 문제"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 사법당국이 암호화폐 관련 범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을 대상으로 자금세탁 등 불법행위에 대한 엄중한 단속을 예고하고 나섰다.
최은영 미 법무부 국가 암호화폐 단속국(NCET) 국장은 15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지난 4년 동안 암호화폐 범죄 규모가 "상당히 증가했다"며 암호화폐 거래의 흔적을 찾기 어렵게 하는 '믹서와 텀블러' 업체들과 함께 암호화폐 거래소 등의 불법행위 연루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 국장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경우 스스로 범죄를 저지르거나 자금세탁을 가능하게 하는 것과 같이 범죄 행위를 방조한 업체들을 겨냥하고 있다.
믹서란 암호화폐를 쪼개 누가 전송했는지 알 수 없도록 만드는 기술로, 이 과정을 반복하면 자금 추적 및 사용처, 현금화 여부 등 암호화폐 거래 추적이 어려워진다. 믹서는 텀블러(tumbler)라고도 불린다.
최 국장은 "무엇보다도 이같은 플랫폼들은 다른 모든 범죄 행위자들이 범죄를 통해 쉽게 수익을 올리고, 명백히 문제가 되는 방식으로 (암호화폐를) 현금화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며 "이같은 유형의 플랫폼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자금세탁 방지의) 승수효과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 거래소 등 거래 플랫폼에 초점을 맞추면 자금세탁 방지 또는 고객 신원 확인 규정을 회피하고, 확실한 규정 준수 및 위험 완화 절차에 투자하지 않는 기업들에게 "억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는 게 최 국장의 설명이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 초 암호화폐 및 기타 디지털 자산의 악용을 식별·제거하기 위한 국가 암호화폐 단속국을 신설하고 한국계인 최 국장을 초대 국장으로 임명했다.
최 국장은 "우리는 지난 4년 동안 다양한 불법적 방식으로 사용되는 디지털 자산의 규모와 범위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저는 그것이 일반 대중들의 채택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미 법무부가 중국계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러시아의 제재 회피 통로라는 의혹을 조사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최 국장은 암호화폐 관련 업계에서 바이낸스처럼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기업에 대한 단속이 강화될 경우 업계가 더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 않은 채 잠재적인 혐의를 검토할 때 기업의 규모는 "당국이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그는 한 기업이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법무부가 면죄부를 줄 순 없다면서 "그것이 어떤 메시지를 줄지 생각해 보시라. 그것이 우리가 암호화폐에 관해,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국장은 거래 플랫폼 문제 외에도 암호화폐 관련 투자 사기와 관련해서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통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사기 관련 피해 자금 규모는 2021년 9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25억달러(약 3조3500억원)로 급증했다.
법무부는 지난 달 이같은 암호화폐 투자사기와 관련해 1억1200만 달러(약 1500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압수했다.
아울러 법무부는 탈중앙화금융 프로토콜인 디파이(DeFi)와 관련된 암호화폐 절도 및 해킹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최 국장은 밝혔다.
특히 사용자가 다양한 유형의 디지털 토큰을 교환할 수 있는 '체인 브리지(chain bridges)'나 이같은 공격에 취약한 코드를 갖고 있는 초기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지난 2월 디파이 솔라나 기반 탈중앙화 거래소(DEX) '망고 마켓'을 해킹해 1억1000만 달러(약 1475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훔친 혐의로 한 남성을 기소한 바 있다.
최 국장은 북한과 연계된 해커들이 이 분야의 핵심 행위자들로 부상한 것을 감안할 때 이것은 법무부에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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