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리-주효상-1루수… 뜻대로 안 풀리는 KIA 플랜, 롤러코스터 멈출 수 있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종국 KIA 감독은 개막전 선발로 외국인 선수 숀 앤더슨을 낙점하는 동시에, 그 다음 선발로 나설 선수로 이의리(21)를 지목했다. 많은 선수들 중에 왜 이의리가 2선발이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이미 캠프 때부터 내정이 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의리가 더 잘해야 우리 팀이 강해진다”고 단언했다. 지난해 이의리는 외국인 선수 두 명, 그리고 토종 에이스 양현종에 이은 ‘4선발’ 정도의 위치였다. 하지만 KIA가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의리가 2선발, 즉 토종 에이스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지론이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복귀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 KIA이기는 하지만, 성적 측면에서 100%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낸 건 아니었다. KIA는 지난해 70승73패1무(.490)를 기록해 5할 아래의 장사를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2022년 시즌 전처럼 획기적인 전력 보강이 있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이 멤버로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내려면 기존 선수들의 발전이 반드시 필요했다. 이의리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그 상징적인 선수였다.
다만 아직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건 아니다. 이의리는 시즌 7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2선발, 토종 에이스로 손색이 없는 성적처럼 보인다. 하지만 1.79의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를 보면 이야기가 또 달라진다. 잦은 4사구가 문제로 떠올랐고, 그 결과 이닝 소화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더 이상 4선발에 만족해서는 안 되는 선수인데, 스텝업이 영 힘든 양상이다.
올해 7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한 번도 없고, 5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경기도 네 차례나 된다. 자연히 불펜 투수들의 소모가 많아지는 수순으로 이어지고 있다. 믿었던 이의리가 아직 본격적인 발진을 하지 못하며 KIA의 시즌 구상 중 하나가 틀어지고 있다.
다른 부분에서도 시즌 구상보다 저조한 출발을 보인 영역이 몇몇 된다. 포수진도 그렇다.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박동원이 LG와 계약하며 팀을 떠났다. 그 공백을 메워야 했다. 주전급 포수의 트레이드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한승택과 더불어 키움과 트레이드로 얻은 주효상(26)의 성장에 큰 기대를 걸었다. 두 선수의 경쟁 속에 포수진이 버티고, 장기적으로는 세대교체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을 놓는다는 게 기존 구상이었다.
그러나 주효상이 시즌 시작부터 저조한 타격감과 더불어 경기력이 흔들렸다. 주효상은 시즌 19경기에서 타율 0.063에 머물렀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다른 선수들의 타율만도 못한 0.181이었다. 결국 1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2군에 내려갔다. KIA의 시즌 구상은 개막 두 달이 채 안 돼 어그러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포수진의 미래도 다시 원점에서 고민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내야 포지션에서 그나마 공격력 상승의 여지가 가장 많다고 여긴 1루 문제도 구상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기존 주전 1루수 황대인이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새롭게 영입한 변우혁이 1‧3루를 오가며 뒤를 받치는 그림이었지만 이 또한 뜻대로 잘 풀리지 않는다. 나성범 김도영이라는 핵심 선수들이 부상을 당한 터라 여기서 뭔가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데, 되레 더 꼬이는 느낌이다.
황대인은 시즌 27경기에서 타율 0.211, 2홈런, 13타점, OPS 0.581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못한 공격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변우혁도 번뜩이는 장타력과 꽤 좋은 참을성과 별개로 결과가 나지 않는다. 23경기에서 타율 0.169, 3홈런, 11타점, OPS 0.568로 아직은 폭발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있다.
불펜이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결국 시즌 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세 꼭지점이 잘 이어지지 않은 KIA는 지난해보다 순위가 더 떨어졌다. 15일 현재 14승17패(.452)로 리그 7위다. 4월 초반 고비를 잘 이겨내는 가 했는데, 5월 중순들어 경기력이 처지며 5연패에 빠진 게 컸다. 내리막, 오르막,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롤러코스터가 꽤 가파르는 건 KIA가 경기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시즌 마지막이 됐을 때, 이 세 가지 과제를 성공적으로 풀었다고 자평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올해도 순위표에서 고전하는 양상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