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문턱 높아진 국적법… 방향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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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 제주도에서 열린 2023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을 취재했다.
국적법 조항 혹은 시행령이 어떻게 바뀌었길래 배구 하나만 바라보고 한국으로 넘어온 몽골 청년들의 꿈이 좌절됐는지 물어봤더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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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 제주도에서 열린 2023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을 취재했다. 그곳에서 배구로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 날아온 몽골 청년들을 만났다. 주인공은 바야르샤이한(25)과 에디(24). 둘은 몽골에서 배구를 하다 순천제일고 이용선 감독의 눈에 띄어 한국에서 고교 3학년으로 편입했다. 고교에서 1년 배구를 한 뒤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바야르샤이한은 인하대, 에디는 성균관대로 진학했다. 대학 4년을 마치면 국내 거주 5년을 채울 수 있어 이후 한국으로 귀화해 프로 선수가 되겠다는 일념이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일반 귀화를 위해선 국내 거주 5년과 더불어 국내 체류 자격이 학생 비자가 아닌 영주(F-5)자격이 필요하다. 여기에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에 달하는 소득이 있을 경우 일반 귀화 신청이 가능하다. 바야르샤이한과 에디 주변의 대학 감독이나 에이전트들이 이들이 어떻게 한국으로 귀화할 수 있는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이었다.
다행히 두 선수는 조만간 일반 귀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뛰어난 배구 실력에다 유창한 한국어 능력까지 플러스 점수를 얻어 에디는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게 됐고, 바야르샤이한도 4순위로 OK저축은행에 뽑혔다. 이들의 연봉이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이니 지난해 1인당 GNI인 4220만3000원을 훌쩍 뛰어넘는 소득을 갖게 됐다. 유학생 비자도 조만간 운동 선수를 위한 예술흥행(E-6) 비자로 바뀔 테고, 영주권도 취득할 수 있다.
이들의 사연과 귀화 관련 사항들을 취재하다 문득 한국 국적의 문턱이 너무 높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출산율 제고를 위해 몇 백조원을 퍼부어도 젊은 사람들은 점점 더 아이를 낳으려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한국 사람이 되겠다는 사람들, 국내 대학을 다니며 한국 국적을 가지려 하는 사람들에겐 귀화 요건이 좀 더 관대해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남정훈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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