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동화같은 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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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각) 런던에서 열린 찰스 3세 대관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지켜보면서,
이 시대에도 왕실 행사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영국 왕실에 대한 사람들이 높아진 한 주였기에,
영국 왕실에 대한 책들을 찾아보다가
영국사 연구자인 박지향 서울대 명예교수의 책 ‘영국사’(까치) <개정판은 ‘클래식 영국사’(김영사)>에서
답을 발견했습니다.
영국 왕의 대관식이 군중에게 인기를 끈 건 왕실이 완전히 권위를 내려놓은 엘리자베스 2세 대관식 부터였고,
당시 이 대관식이 TV를 통해 생중계되면서 국민들이 왕실 행사에 참여하도록 유도했다고요.
기차와 자동차가 발달한 산업화 시대, 왕실의 마차가 국민들에게 ‘낭만적 황홀감’을 안겨주기도 했다는 구절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함께 읽은 영국 전기 작가 샐리 베덜 스미스의 ‘퀸 엘리자베스’(RHK)는
엘리자베스 2세의 평전인데요.
이 책에는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 장면이 상세하게 묘사돼 있습니다.
당시 왕실석에서 엄마의 대관식을 지켜보던 4살짜리 아들이 70년 후 같은 장소에서 왕관을 쓰고,
왕실석에선 손자 손녀들이 그 장면을 지켜보다니,
세월이란!
“첫째, 바닥에 책을 쌓아두지 말자. 둘째, 책을 상자에서 꺼내자. 셋째, 책등이 눈에 보이게 하자.”
일본 애서가 오카자키 다케시가 쓴 ‘장서의 괴로움’(정은문고)에서 읽었습니다.
오카자키는 장서가인 한 블로거를 인터뷰해 그가 2년간 ‘책 다이어트’를 한 이야기를 전해듣는데요. 그의 원칙이 저 세 가지였답니다.
책이든 옷이든 ‘정리’의 기본은 갖고 있는 물건 목록과 위치를 아는 것일 겁니다.
바닥에 쌓아두거나, 상자에 넣어두어 보이지 않으면 그를 파악하기 쉽지 않죠.
분명히 소장하고 있는 책인데 도무지 찾지 못해 다시 구입하거나,
책이 필요해 샀더니 어느날 책 더미 속에서 같은 책을 발견하게 되는 일을 왕왕 겪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이미 읽은 책은 정리하면 좋으련만 막상 내놓으려면 아깝기 그지없습니다.
오카자키는 책 소장욕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책은 내용물만으로 구성되는 건 아니다.
종이질부터 판형, 제본, 장정 그리고 손에 들었을 때 느껴지는 촉감까지 제각각 다른 감각을 종합해 ‘책’이라 불리는 게 아닐까.”
그래서 전자책이라는 대안이 있음에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비싸고. 무겁고, 자리를 차지하며, 먼지투성이가 되곤 하는 종이책을 사들이는 것이겠지요.
종종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야수의 서재처럼 넓은 서재를 갖고 싶다고.
네 벽을 빼곡히 채운 책장에 책등이 보이도록 책을 꽂아놓고 싶다고.
바닥에 책을 쌓아놓고, 책장에 책을 두 겹으로 꽂아놓는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그렇지만 오카자키는 말합니다. “장서량은 주거환경의 넓이에 비례하여 늘어난다.”
결국 서재를 늘릴 것이 아니라 책을 탐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는 이야기이겠죠.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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