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 "결혼식 전 임신은 흠" 낙태 강요에 일방적 파혼까지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결혼식 전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낙태를 강요당하고 이후 약혼까지 일방적으로 깨진 여성 이야기가 소개됐다.

지난 1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식을 앞두고 낙태를 강요당한 것도 모자라 파혼까지 통보받은 여성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에 따르면 여성은 지인 소개로 만난 남성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에 약 한 달 만에 결혼을 결심했다. 남성은 여성에게 "다 준비됐으니 몸만 오면 된다"라고 자신했고 이들은 상견례 이후 동거를 하며 결혼을 준비했다.

[사진=조은수 기자]

그러던 중 갑자기 남성의 언행이 돌변했다. 그는 여성에게 예물로 고가의 차량을 요구하는가 하면 매달 생활비까지 요구했다. 남성의 어머니 역시 여성에게 "내 아들 돈 보고 결혼하는 것이냐"고 몰아세웠다. 결국 여성은 남성에게 2달간 2백만 원 상당을 생활비로 보냈고 3억원 상당의 차량을 예물로 줬다.

그러나 여성의 기구한 사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예식장을 예약하던 날 임신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예비 시어머니에게 말하자 "결혼식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아이가 생기는 건 흠"이라며 낙태를 권유했다. 예비 남편 역시 뜻은 마찬가지였고 결국 여성은 임신 중절 수술을 받았다.

이후 한 달여 뒤 여성은 일방적으로 약혼 해제를 통보받았고 동거 생활 역시 강제적으로 끝났다. 예비 신랑이었던 남성은 '정식으로 살림을 합친 것도 아니고 결혼하려다 깨진 것인데 무슨 피해를 봤다는 것이냐'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사진=조은수 기자]

여성은 "모든 것들이 일방적이다. 이 사람들을 상대로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나"라고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김규리 변호사는 "약혼 관계가 성립된 경우에도 일방이 부당하게 약혼을 해제한 경우에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그에 따른 위자료 책임 역시 별도라고 말했다.

이어 "약혼 관계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약혼이 성립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도 인정이 되지 않는다"라며 "우리 판례는 당사자들의 의사, 상견례를 한 사실, 예식장 예약 및 혼수품 구입에 대해 의논한 사실, 가족 간 호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약혼 성립 여부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연의 경우 상대방이 지속해서 무리한 금전 요구를 했고 임신 중절 수술도 강요했다. 그리고 특별한 사유 없이 약혼 해제를 통보했다. 예비 남편은 물론 그 모친 역시 약혼 부당 파기에 관여한 것으로 그 귀책이 인정돼 함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인정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는 의견을 전했다.

[사진=조은수 기자]

또 "부당한 약혼 해제로 인한 손해배상에는 재산상 손해와 위자료로 나눌 수 있다. 위자료는 당사자의 나이, 직업, 재산 정도, 교제 기간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해 적게는 500만원에서 드물게 5천만원까지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재산상 손해배상은 결혼사진 계약금 등 결혼과 혼인을 준비하는 과정서 소모된 비용이라면 해당 약관 해제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배상 의무가 있다"고 부연했다.

김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약혼 시 교환하는 금전을 포함한 약혼 예물의 경우, 약혼이 해제되면 원상회복으로서 상대방에게 반환을 청구한다. 사연에서는 고가의 자동차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