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적 감각으로 돌아온 렉스턴, 부활 신호탄 쏘다
내부 인테리어·외부 디자인 대폭 개선…현대적이고 단단한 인상
40도 넘는 오프로드 언덕 거침없이 올라…가성비 역대 최고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대한민국 1%'
지난 2001년 KG 모빌리티의 전신 쌍용자동차가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렉스턴'을 처음 출시하고 내세운 광고 카피다. 최근 출시된 '렉스턴 뉴 아레나'와 '렉스턴 스포츠 칸&쿨멘'은 다시 한번 대한민국 1%를 위한 SUV로 환골탈태했다. 소비자에게 지적받았던 내부 인테리어를 대폭 개선하고, 다양한 편의장비로 상품성을 높였다. 고급스러움을 가지면서도 오프로드에선 상남자 기질을 유감없이 뽐내 반전매력을 선사했다.
지난 12일과 13일 양일간 강원도 고성과 춘천 일대에서 렉스턴 브랜드의 상품개선 모델인 '렉스턴 뉴 아레나'와 '렉스턴 스포츠 칸&쿨멘'을 타고 산길 와인딩, 오프로드 코스를 체험했다.
시승코스는 온로드로 1일차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강원도 화천 평화의 댐까지 123㎞(와인딩 33㎞), 2일차 화천 평화의 댐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81㎞ 구간을 주행했다. 오프로드 코스로는 화천 평화의 댐에서 옛 전두환 전망대 터까지 총 왕복 16㎞를 달렸다.
렉스턴 스포츠 칸&쿨멘(쿨멘)에 먼저 탑승했다. 외관상 기존 렉스턴 스포츠 칸과 가장 큰 차이로는 육각형 모양의 전면 그릴이다. 각진 외형을 더욱 강조해 남성 이미지를 한껏 더했으며, 위압감과 웅장함을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중앙에 날개를 형상화한 KG 모빌리티 로고가 크게 자리하고 풀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LED 안개등과 코너링 램프가 새로 적용됐다. 산 정상을 형상화한 쿨멘 전용 엠블럼도 적용해 최상위 픽업트럭 모델임을 강조했다.
디지털 계기판은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와 주행안전 보조시스템 표시를 지원하며 웰컴&굿바이 모드가 나와 현대적인 느낌을 줬다. 터치 공조 컨트롤러도 잘 인식했다. 특히 정말 중요한 운전보조장치 버튼, 비상등 버튼과 같이 안전과 관련한 기능은 물리버튼을 적용해 터치를 인식하지 못하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했다. 주차 브레이크가 전자식이 아니라 기계식이라는 점이 다소 아쉬웠지만, 일부 취재진들은 오히려 '상남자' 이미지를 강조해서 좋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렉스턴 뉴 아레나는 이전 모델인 '올 뉴 렉스턴'과 외관에서 큰 차이가 없었지만, 내부는 천지개벽한 것처럼 완전히 바뀌었다. 12.3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클러스터)와 12.3인치 인포콘 내비게이션 패키지를 장착했으며, 공조 컨트롤러도 터치식으로 장착됐다.
디지털 계기판은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와 주행안전 보조시스템 표시를 지원하며 웰컴&굿바이 모드가 나와 현대적인 느낌을 줬다. 터치 공조 컨트롤러도 잘 인식했다. 특히 정말 중요한 운전보조장치 버튼, 기어봉,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비상등 버튼과 같이 안전과 관련한 기능은 물리버튼을 적용해 터치를 인식하지 못하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했다.
전체적으로 일자형 센터페시아를 적용해 가로로 넓게 인식하도록 만들어졌다. 현대자동차나 기아 차량처럼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이 이어지진 않아 다소 끊기는 인상도 있었지만 오래 주행하다보면 신경쓰이지 않았다.
훌륭한 내장 디자인에서 내비게이션 화면은 '옥에 티'로 느껴졌다. 지니 내비게이션 화면인데, 그래픽의 고급스러운 맛이 떨어졌다. 아직 애플 카플레이나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지 않아 스마트폰 미러링을 할 수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느껴졌다. 다만, 미러링 기능은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지원할 예정이라니 내비게이션 화면도 입맛에 따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2열은 전작에 비해 개선됐다. 기존 스포츠 칸은 후열 좌석이 거의 90도 직각이어서 매우 불편했는데, 각도가 살짝 기울어져 허리가 좀 더 편안해졌다. 레그룸도 충분히 확보 됐으며, 통통 튀는 느낌도 조금 줄었다. 다이나믹 5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하고, 짐칸과 승객석 사이에 추가로 완충장치를 적용해 승차감을 많이 개선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레임 바디라는 점에서 물리적 특성상 완전히 안락한 승차감을 내지는 못했다. 큰 철판 위에 모든 부품을 올렸기 때문에, 한 쪽에 큰 요철을 밟으면 차체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짐칸(데크)은 1262리터이며 가로 1570㎜, 세로 1610㎜의 길이로 구성됐으며 최대 적재 중량은 700kg이다. 기존 모델보다 24.8% 넓어졌고, 중량은 75% 늘었다. 데크후크도 회전식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본격 주행을 시작하자 다소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노면에서 타이어 소리가 다소 크게 들리고 잔 진동이 느껴졌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자마자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음에도 1초당 거의 시속 2㎞ 가까이 속도가 줄었다. 얕게 브레이크를 밟는 것과 비슷하게 감속됐다. 나중에 알고보니, 향후 있을 오프로드 코스에 대비해 AT 타이어를 장착해 다소 승차감과 정숙성이 줄어든 것이었다. 일반적인 타이어를 장착하면 소음과 승차감 문제가 많이 개선될 것 같았다.
준대형 SUV에 걸맞는 파워트레인을 장착해 힘은 좋았다. 가속력도 좋고 속도도 꾸준히 증속됐다.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kg·m 토크의 힘을 제공하며, 일상 영역인 분당엔진회전수(rpm) 1600~2600사이에서 최대토크가 적용된다. 실제 일반도로에서 추월을 시도하려고 급가속을 할때도 rpm이 2000을 넘지 않는 선에서 충분히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품성 개선 모델이 외관과 내장에 치중한만큼, 좀 더 성능이 개선된 파워트레인이 장착됐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렉스턴의 후속모델은 전기차로 준비되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내연기관을 개선하는 작업은 다소 무리한 투자가 될 수 있기에, 이해는 됐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다.
오프로드 코스를 주행하자 쿨멘의 진가가 드러났다. 자갈길, 흙길, 돌부리가 많은 울퉁불퉁한 길 모두 거침없이 주파했다. 코스 내에 경사도가 40도나 되는 엄청난 오프로드 언덕이 있었는데, 단 한번의 멈춤이나 헛바퀴 도는 일 없이 묵직하게 치고 올라갔다.
온로드에서 딱딱하다고 느꼈던 승차감이 오프로드에선 매우 안정감 있게 차체를 잡아줬다. 온갖 요철이 가득한 돌밭에서도 차량은 크게 휘청이지 않고 중심을 유지했으며, 차체도 높아 전방 시야도 제대로 확보됐다. 2륜 후륜과 4륜 하이(고속), 4륜 로우(저속) 세 가지 주행모드를 상황에 맞게 교체하며 주행했는데, 전환할 때 속도가 다소 느렸다는 점은 아쉬웠다.
오프로드 급경사를 내려갈 땐 '저속 주행장치'를 활용해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수동 기어를 최저단인 1단으로 놓고 '엔진브레이크'를 거는 것처럼, 약 시속 20km 수준에서 속도가 고정되며 rpm이 3000 가까이 치솟았다. 풋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감속해 타이어 미끌림이나 브레이크 패드 과열을 예방할 수 있었다.
순서상 렉스턴 스포츠 칸&쿨멘을 먼저 타고 오프로드에서 렉스턴 뉴 아레나를 처음 탔는데, 쿨멘과 비교해서는 다소 오프로드에 적합하지 않다는 인상을 주었다. 서스펜션 세팅이 다소 부드러워 바위가 많은 지형과 움푹 패인 곳을 지날때 차가 크게 출렁거렸다. 다만, 쿨멘과 비교해 그렇다는 것이지, 모노코크 바디를 채용한 다른 차종과 비교해서는 훨씬 안정감있는 주행성을 나타냈다.
오프로드 코스를 벗어나 온로드 상황에 놓이자 아레나가 쿨멘보다 훨씬 안정감 있는 승차감을 제공했다. 특히, 과속방지턱 충격이 훨씬 적게 느껴졌다. 경쟁차종인 펠리세이드나 모하비와 유사하면서도 좀 더 묵직한 주행감성을 담았다.
만일 오프로드 환경에서 차량을 사용할 일이 많다면 쿨멘을, 데일리 용도로 활용하면서 가끔 캠핑을 즐긴다면 아레나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렉스턴 브랜드는 가성비 측면에서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아레나는 트림에 따라 3979만~5173만 원이며 스포츠 칸 쿨멘은 3709만~4046만 원이다. 경쟁 준대형 SUV가 4000만 원으로 시작하고 경쟁 수입 픽업트럭이 1억 원에 육박하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이 돋보인다.
kimthin@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