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처럼…’ 상상을 현실로 만든 고진영
18번홀 7m 버디샷, 공동선두 올라
이민지와 연장전 끝에 ‘통산 15승’
“전날 KPGA 뒤집기쇼에 영감받아”
신인 유해란, 시즌 세 번째 ‘톱10’
고진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총상금 300만달러)에서 4타차 역전 우승으로 시즌 2승 및 통산 15승을 따냈다.
세계 3위 고진영은 15일 미국 뉴저지주 클리프턴의 어퍼 몽클레어CC(파72·653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낚고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이민지(호주)와 공동선두로 마친 뒤 첫 연장에서 이겼다.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에서 1년 만에 우승한 고진영은 두 달 만에 우승컵을 들고 상금 45만달러(약 6억원)를 거머쥐었다. 13명의 LPGA 투어 설립자들을 기념해 2011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고진영은 2019, 2021년에 이어 처음으로 세 차례 우승한 선수가 됐다.
가장 먼저 시즌 2승을 거둔 릴리아 부(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다승자가 된 고진영은 올해의 선수, 시즌 상금 부문에서도 각각 2위에 오르며 흐름을 끌어올렸다.
짜릿한 역전 드라마였다. 3라운드 선두 이민지에게 4타 뒤진 4위로 출발한 고진영은 전반에 3타를 줄이고 이민지가 6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범한 틈을 타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민지가 이후 재역전한 뒤 15번홀까지 2타차로 달아나 우승은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이민지가 16번홀(파4)에서 이날 첫 보기를 범하며 1타차로 좁혀진 상황에서 고진영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약 7m 거리의 내리막 버디 퍼트를 넣고 기어이 공동선두로 마쳤다.
18번홀에서 열린 첫 연장에서는 고진영이 긴 버디 퍼트를 홀에 가깝게 붙여 파를 기록한 반면, 이민지는 그보다 짧은 거리에서 첫 퍼트를 너무 크게 치는 바람에 희비가 엇갈렸다.
고진영은 우승 직후 “어제 임성재가 한국투어 대회에서 5타차 역전 우승을 거뒀는데, 나도 정말 잘 치면 역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집중한 게 현실이 됐다”면서 “정말 정말 기쁘다”며 환호했다.
이어진 공식 인터뷰에서 고진영은 “내게만 집중하기 위해 스코어보드를 안 보고 플레이했다”며 “정규라운드 18번홀 버디 퍼트를 앞두고는 사흘 내내 버디를 잡은 홀이라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 있게 했는데, 정말 넣었다”고 돌아봤다. 첫 우승에 도전한 신인 유해란은 이날 1타를 잃고 전날 공동 2위에서 4위(8언더파 280타)로 내려갔지만 시즌 세 번째 톱10이자 최고 성적을 거뒀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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