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위협' 정당 현수막 제한…여전히 '난립'

[앵커]

지난주부터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정당 현수막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습니다.

실제 현장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여전히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고 심지어 어린이보호구역에도 걸려있는 현수막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한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유동 인구가 많은 시장 건너편 도로에 정당 현수막이 세 개나 걸려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만 보입니다.

마주 보고 있는 도로에도 바닥 가까이에 현수막이 붙어 있습니다.

모두 가이드라인 위반입니다.

직장인들이 쏟아지는 대도심도 마찬가지.

차량이 우회전하는 도로인데, 낮은 현수막 때문에 도로를 건너기 위해 다가오는 보행자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이곳은 어린이보호구역입니다.

하지만 제 어깨부터 시작하는 이 현수막 때문에 건너편 도로 상황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교통 약자가 자주 다니는 어린이와 장애인, 노인 보호 구역에는 정당 현수막을 설치해선 안 됩니다.

지난주부터 정부는 정당 현수막의 설치 장소와 위치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지만,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끈의 가장 낮은 부분이 땅에서부터 2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하고, 가로등별로 2개 이하까지만 설치할 수 있습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시정을 요구했지만 이행되지 않으면 직접 철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역부족이라는 게 지자체 반응입니다.

<지자체 관계자> "현장 증거와 통화 기록 등을 다 확보해야 직접 처리할 수 있거든요. 정당들이 연락하면 바로 연락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

부모들은 어린 자녀들 생각에 걱정이 앞섭니다.

<고영조 / 서울 서대문구> "너무 난립돼 있다. 위험하기도 하고 미관상 안 좋고…정당 현수막 내용을 보면 눈살을 찌푸리는 내용들이 너무 많이 있어서…."

정당 현수막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법안들이 국회에 여럿 발의돼 있지만 아직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황입니다.

연합뉴스TV 한채희입니다. (1ch@yna.co.kr)

#정당현수막 #어린이보호구역 #행정안전부_가이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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