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유튜브 나온 김남국 “尹정부 기획” 음모론 공세
거액의 가상 화폐(코인) 보유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김남국 의원은 15일 “모든 의혹을 홀로 광야에 서서 해소하겠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의혹을 부인하며 “윤석열 정부의 실정(失政)을 이 이슈로 덮기 위해 국가기관이 의도적으로 흘린 게 아닌가” “제가 시작일 뿐 끝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를 열어 ‘김 의원 자체 조사를 계속하겠다’는 결의문을 냈지만, 이날 지도부는 “국민의힘까지 가상 자산 보유 전수조사를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정·쇄신 대신 음모론·물타기 공세에 나선 것이다.
김 의원은 탈당 선언을 한 지 하루 만인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20분 넘게 해명성 발언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코인 의혹이 터진 이후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지만, 친민주당 성향 방송인 김어준 유튜브에는 두 차례 나가 인터뷰를 했다. 그는 국회 상임위 회의 중 코인 거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제가 잘못한 일”이라며 “많은 국민, 동료, 당원분들께 죄송하다. 두말할 여지 없이 반성하고 깊이 성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얼마를 거래했는지 묻는 질문에 “너무 소액이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0.99개로 금액은 많지 않다. 몇 천원 정도” “금액이나 개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김 의원은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에 대해 “그 회사의 말단 직원조차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것에 대해선 “법적인 책임과 정치적·도의적 책임은 별개의 문제”라며 “제 문제로 당에 누를 끼치는 걸 지켜보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법적 책임은 없지만, 당을 위해 탈당을 택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자신의 거래 내역을 의도적으로 흘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최초 보도가) 국가기관이나 수사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얻어서 기사를 쓴 것이라 생각한다”며 “제가 시작이지 끝이 아닐 것이다. 이런 폭발적 이슈를 총선 전에 터뜨릴 수도 있을 텐데 굳이 1년 전에 터뜨렸다면 또 다른 무언가를 갖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이와 관련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전날 6시간에 걸친 쇄신 의총을 열고 ‘김 의원 관련 조사를 계속하겠다’ ‘윤리규범을 엄격히 적용하겠다’ 등이 담긴 결의문을 채택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 핵심 관계자는 “김 의원이 탈당했기 때문에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징계할 만한 구속력 있는 방안은 없다”고 했다. 의원총회에선 당 차원에서 가상자산 보유 전수조사를 하자는 의견이 여럿 나왔지만, 채택되지 않았다. 대신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반대하지 말고 (모든 의원) 전수조사를 신속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남국 의혹’ 조사도 제대로 시작 안 했는데 국민의힘을 포함한 국회의원 전체를 상대로 조사를 하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코인 보유를 묻는 질문에는 “내가 보기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나 그 측근들이 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김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마땅하다. 만약 끝까지 버틴다면 국회의원직을 박탈하도록 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협조를 촉구한다”고 했다. 정의당도 “김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며 “(민주당은) 김 의원에 대한 국회의원직 제명 요구 징계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에서도 비명계를 중심으로 “의원직 사퇴가 아니면 출당 조치라도 했어야 한다”(최재성 전 의원) “당을 더 곤궁한 처지로 몰아넣은 무책임한 탈당”(박용진 의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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