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타 차 역전우승 고진영 “5타 뒤집은 임성재 보고 용기 얻어”

최수현 기자 2023. 5. 15.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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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파운더스컵 3번째 우승
전날 임성재 경기 보고 나와
이민지와 연장전 끝에 승리
통산 15승, 시즌 2승 달성
작년 부상·부진서 완전 회복

고진영(28)과 임성재(25)는 한국 골프를 맨 앞에서 이끄는 에이스다. 고진영은 현재 여자 골프 3위, 임성재는 남자 18위로 한국 선수 중 세계 랭킹이 가장 높다. 2021년 10월엔 한국 골프 사상 처음으로 미국 남녀 투어에서 같은 날(한국 날짜 기준) 우승컵을 들기도 했다.

고진영이 15일(한국 시각) 미국 뉴저지주 클리프턴의 어퍼 몽클레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 컵에서 연장 접전 끝에 시즌 2번째이자 통산 15번째 우승을 차지한 직후 축하의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AFP 연합뉴스

고진영은 14일(현지 시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총상금 300만달러)에서 투어 통산 15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선두에게 4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해 연장전 끝에 거머쥔 우승이다. 그는 “아침에 임성재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을 봤다”고 했다. 임성재는 한국 시각 14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4라운드를 선두와 5타 차 공동 4위로 출발해 역전 우승을 해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다가 3년 7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나선 임성재는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정신력으로 버텨냈다. 고진영은 “임성재의 5타 차 역전 우승이 용기를 북돋아 줬다”며 “성재처럼 경기를 아주 잘하면 우승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하고 정말 집중했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미국 뉴저지주 어퍼 몽클레어 컨트리클럽(파72·653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아냈다. 좁은 페어웨이와 단단한 그린, 강한 바람까지 어려운 조건들을 극복했다. 반면 단독 선두로 출발한 디펜딩 챔피언 이민지(27·호주)는 버디 4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타 줄이는 데 그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 동타를 이룬 고진영과 이민지는 18번홀(파4)에서 연장전을 치렀다.

이민지는 두 번째 샷을 홀 5m 지점에 보내 버디 기회를 잡았으나 스리 퍼트 보기로 주저앉았다. 투 퍼트 파를 기록한 고진영이 우승 상금 45만달러(약 6억원)를 차지했다. 이민지는 이날까지 LPGA 투어에서 4번 연장전을 치러 1승 3패를 기록한 반면, 고진영은 두 차례 연장전을 모두 승리로 끝냈다. 고진영은 이로써 통산 상금 1100만달러(약 147억원)를 돌파했다.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는 고진영. /AFP 연합뉴스

두 달 만에 우승을 추가한 고진영은 시즌 2승을 달성했다. 이 대회를 제패한 건 2019년과 2021년에 이어 세 번째다. “매번 다른 코스였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이 대회 장소는 애리조나주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이었고, 2021년엔 뉴저지주 마운틴 리지 컨트리클럽이었다. 고진영은 이번 주까지 4주 연속 대회에 출전해 많이 피곤한 상태였다고 한다. 보통 경기 2시간 전 코스에 도착해 연습을 하며 몸을 풀지만, 이번 주엔 힘을 아끼기 위해 1시간 전 도착했고 연습량을 줄였다. “너무 피곤해서 게임 플랜 같은 건 없었다”며 “다른 선수들을 신경 쓰지 않고 나 자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손목 부상에 따른 부진에서 완전히 회복한 고진영은 앞으로 2주간 대회에 나서지 않고 이시우(42) 코치와 함께 미국에서 볼 스트라이킹(Ball Striking)을 집중 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정말 많이 흔들렸던 스윙을 올해는 견고하게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다음 달 말부터 8월까지 4개 메이저 대회가 이어진다. 이번 우승으로 고진영은 LPGA 명예의 전당 포인트 20점을 쌓았다. 메이저 우승 2점, 일반 대회 우승과 최저타수상·올해의 선수상·올림픽 금메달에 1점씩 주어지며, 27점을 쌓아야 입회 조건을 갖춘다. “명예의 전당은 열 살 때부터 큰 목표였다”고 했다.

한국 여자 골프는 최근 몇 년간 침체를 겪어왔다. 지난주 국가 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선 조별리그 탈락의 충격까지 맛봤다. 임성재가 고진영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듯, 고진영의 상승세가 한국 여자 골프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대회 4위(8언더파)에 올라 데뷔 후 최고 성적을 낸 유해란(22)은 “항상 위에서 나타나는 진영이 언니 플레이를 본받고 싶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유해란은 올 시즌 신인상 랭킹 1위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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