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석달’ 튀르키예 대선, 접전 끝에 결국 재투표
[앵커]
석달 전 대지진이 일어났던 튀르키예에서 대통령 선거를 치렀습니다.
20년 넘게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온 에르도안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맞붙었는데, 모두 과반에 실패하면서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됐습니다.
현지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듣겠습니다.
우수경 특파원! 큰 지진 후에 치러진 대선이어서 관심을 모았는데 먼저 결과부터 자세히 짚어주시죠!
[기자]
저는 지금 대지진 당시 피해가 컸던 곳에 나와 있습니다.
뒤에 보이는 것처럼 컨테이너 주택이 지어지는 등 복구가 한창입니다.
에르도안 현 대통령이 1위는 했지만 과반 득표는 실패했습니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막강한 힘을 보여줬던 걸 생각하면, 힘겹게 접전을 벌였다, 이렇게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개표 초반에 50%를 훌쩍 넘는 특표율을 보였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빠졌습니다.
반면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 대표는 44%대까지 선전했지만, 끝내 앞서지는 못했습니다.
그만큼 치열했는데요,
두 후보 모두 과반 득표를 못했고, 둘 다 오는 28일 결선 투표를 받아들였습니다.
후보들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레제프 에르도안/튀르키예 대통령 : "조국이 두 번째 투표를 바란다면 이 또한 환영합니다."]
[클르츠다로을루/공화인민당 대표 : "국민이 결선투표를 결정했다면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결선투표에서 우리가 승리할 겁니다."]
[앵커]
지진 뒤 정부 대응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경제 문제도 부각됐는데,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기자]
선거 결과를 보면요,
지진 피해 지역에서 에르도안 현 대통령 지지표가 많았습니다.
초기 대응이 미흡했단 비판도 많았지만, 국내외에 막강한 힘을 보여줬던 에르도안 대통령 없이는 복구가 힘들 것이란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경제 실정을 집중 공략하고 있지만 민심의 향방은 불확실합니다.
이번에 5% 넘게 득표한 3위 후보의 표가 결선에서 어디로 갈지도 관건입니다.
또,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등 독자 행보를 보여왔는데요.
어떤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카라만마라쉬에서 KBS 뉴스 우수경입니다.
촬영:박현성/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김민수/자료조사:문지연
우수경 기자 (s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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