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제안했다고 아동학대”…벼랑 끝 내몰리는 ‘학폭 책임교사’
[앵커]
아이들도, 선생님도 환하게 피었습니다.
오늘(15일)은 스승의 날입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고마운 선생님 한 분쯤 간직하고 있을 겁니다.
꼭 60년 전 충남지역 학생들이 스승을 찾아가 감사함을 전한 데에서 시작됐다는데 이 스승의 날이 반갑지 않다는 선생님도 많습니다.
열 명 중 여덟 명이 다시 태어나면 교사는 안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학교폭력 업무를 맡은 선생님들은 소송에 휘말려 고통받기도 한다는데 이 문제, 여소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중학교 학교폭력 책임교사.
사과를 중재하다가 인권위 제소와 함께 아동학대 신고를 당했습니다.
[○○ 학폭 책임교사/음성변조 : "(신고한 그 근거는 뭔가요?) (가해학생의) 수업권을 침해했다, 그다음에 공개적으로 아이들 앞에서 망신을 주는 정서를 학대했다, 그다음에 가해자라고, '가해 관련자'라 하지 않고 '가해자'라고 했다."]
무혐의 통보까지 7개월.
수업하랴 경찰조사 받으랴, 지금까지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 학폭 책임교사/음성변조 : "변호사를 통해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자잘한 것들 다 문제 삼아서 계속 날아와요. 이러다가 또 (소송)당할까 그런 트라우마가 약간 있긴 해요."]
또 다른 학교의 학폭 책임교사.
규정에 따라 학폭 처리 조치를 안내했다가 협박범으로 몰렸습니다.
[△△ 학폭 책임교사/음성변조 : "(조치 중에) 전학 얘기가 협박이다. 그래서 말도 안 되는 걸로 협박을 했다. 이래서 이제 협박죄로 고소를 당하게 됐죠. 졸업 3일 남겨놓고요."]
무혐의로 끝났지만 한때 파렴치한 교사로 몰렸다는 자괴감에 수년째 심리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 학폭 책임교사/음성변조 : "잠을 못 자는 건 다반사고요. 아마 죽을 때까지는 (상처를) 갖고 가지 않겠어요. 그게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운명인 것 같아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소속 교사 6천여 명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아동학대 신고를 당했거나 신고당한 동료 교사를 봤다고 답했습니다.
유죄 확정 비율은 1.5%로 나타났습니다.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반드시 1명씩 두도록 한 학폭 책임교사.
소송 위협 등에 모두가 꺼리는 자리가 됐습니다.
KBS 뉴스 여소연입니다.
촬영기자:양용철/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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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연 기자 (ye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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