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계엄 문건 허위서명한 원본 파일 확보
국방부 압수수색 PC서 발견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사진)의 계엄 문건 관련 허위서명 강요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방부 압수수색에서 직원들이 허위로 서명한 문건의 원본 파일을 확보했다. 의혹을 뒷받침할 핵심 물증을 획득한 공수처는 조만간 관련자를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공수처는 지난 12일 국방부 압수수색 때 PC 하드디스크에서 ‘사실관계 확인서’ 문건 원본 파일을 찾아냈다. 공수처는 앞서 ‘사실관계 확인서’ 사본만 확보한 상태였다. 공수처가 송 전 장관과 정해일 예비역 육군 소장, 최현수 당시 국방부 대변인의 자택·사무실, 국방부 등을 압수수색한 건 ‘사실관계 확인서’ 원본 파일과 관련자들의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서였는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송 전 장관은 2018년 7월 박근혜 정부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에 대해 자신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간부들에게 ‘그런 사실이 없다’는 ‘사실관계 확인서’를 만든 뒤 서명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공수처는 송 전 장관이 2018년 3월 계엄령 검토 문건을 보고받고 법률 자문을 거쳐 국방부 내부 회의에서 ‘문제 될 게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논란이 되자 회의에 참석한 간부들에게 자신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관계 확인서’를 받았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 수사과는 올해 초 이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제보로 시작된 이 수사는 경무관 뇌물수수 사건에 이어 공수처의 두 번째 인지 수사이다. 이대환 특별수사본부장이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공수처는 압수물 분석을 마친 뒤 관련자를 불러 문건 작성과 서명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공수처는 서명 명단에 포함된 11인 중 유일하게 서명을 거부한 민병삼 국방부 100기무부대장(당시 육군 대령) 등을 지난 3월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서부지검이 수사 중인 송 전 장관의 계엄령 문건 관련 직권남용 사건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이첩을 요청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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