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욕설에 가혹행위”…또 발생한 군대 내 괴롭힘
[앵커]
군대 내 괴롭힘 정황이 또 드러났습니다.
지금은 전역한 한 20대 남성이 군에서 훈련을 받다 부상을 당했는데 오히려 이걸 빌미로 상관의 가혹행위가 시작됐다는 겁니다.
이 남성은 조기 전역 후에 후유증까지 겪고 있다는데 가해자로 지목된 병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최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21년 입대한 A 씨는 박격포 훈련 중 손목을 다쳤습니다.
그런데 치료를 받고 왔더니 병장의 괴롭힘이 시작됐습니다.
'장애인'이라고 부르면서 군기가 빠졌다고 손목 보호대도 못 차게 했습니다.
체력 단련 시간은 가혹 행위나 마찬가지였다고 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운동을 1초라도 쉬면 10분을 추가한다고, 팔굽혀펴기랑 아령도 들고… 근데 이제 그때 손목이 매우 아팠던 상태이다 보니까..."]
우울증에 정신적 고통을 느낀 A 씨는 군내 고충상담 절차를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더 큰 후폭풍이 찾아왔습니다.
이 사실을 알아챈 병장이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배신자", "뱀 같은 놈"이라며 언어 폭력을 한 겁니다.
부대 간부 역시 부대원들을 모아서 '부대를 찢어놓으려면 갈기갈기 찢어라' 등의 말로 압박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폭언, 욕설이랑 가혹 행위 때문에 힘들었던 것도 있지만 간부가 방관을 하는 그 상황 자체도 좀 많이 힘들었고."]
A 씨는 손목 상태가 악화돼 예정에 없던 수술까지 받게 됐고, 우울증 증상도 심해져 현역 부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조기 전역한 후에는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가해자가 했던 폭언, 욕설은 꿈에서도 거의 매일 나오거든요. 그래서 수면제를 먹고…"]
가해자로 지목된 병장은 취재진에게 "욕설을 한 건 맞다"면서도 "가혹 행위는 없었다"고 말했고, 군은 "가해자를 전출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수사 끝에 해당 병장을 가혹 행위와 모욕 혐의로 벌금형에 약식기소했는데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불복해 정식 재판으로 다투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와 별도로 A 씨 진정 사건을 조사한 인권위는 재판 진행 중이라며 사건 자체는 각하했지만 괴롭힘은 사실로 인정했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 최석규 강현경/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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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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