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인상폭에 실망…한전·가스공사 주가 하락
올 추가 인상도 사실상 불가
원재료 가격 안정화는 다행
정부가 전기료와 가스요금을 올렸지만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주가는 하락했다. 전기료와 가스요금 인상으로 실적 개선은 기대되지만 그동안 누적된 적자를 메우기에는 인상폭이 충분하지 않다고 시장이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추가적인 요금 인상에 대해 정부가 확답을 주지 않은 것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전은 전 거래일보다 420원(2.13%) 떨어진 1만928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가스요금 인상이 결정된 가스공사도 전날보다 350원(1.32%) 떨어진 2만6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전기료 인상과 국제 에너지 가격의 하락으로 한전의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은 원재료 가격 안정화에 따른 전력 원가의 안정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요금 인상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공감대가 강화되며 실적 개선 방향성에 대한 믿음이 상승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동안 누적된 적자를 메우기에는 인상폭이 아직 충분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누적된 한전 적자가 44조7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정상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전기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스공사의 미수금도 1분기 기준 11조6000억원에 달한다.
앞서 산업부는 2026년까지 한전의 누적 적자를 해소하려면 올해 안에 전기료를 kWh당 51.6원을 올려야 한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지난 1분기 인상분(13.1원)과 2분기 인상분(8원)을 더해도 아직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문제는 추가적인 전기료 인상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한전의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전기료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와 다가오는 총선, 그리고 전력소비량이 많아지는 여름철 성수기가 다가오는 것을 고려하면 충분한 전기료 조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전력 사용이 많은 여름이라 대대적인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며, 올해 4분기나 내년 상반기도 대외 변수로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한전과 가스공사의 악화된 재무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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