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찾은 MB “4대강 보 해체하자는 주장은 정치적”
총선 전 정치활동 재개 해석에
“관심 없다…정치 기사 안 봐”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가 15일 자신의 서울시장 시절 치적으로 꼽히는 서울 청계천을 찾았다. 이씨는 “한·일관계는 역사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잘하시는 것이다.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서울시장일 때 청계천 복원사업을 함께 추진했던 서울시 공무원 모임인 ‘청계천을 사랑하는 모임’(청사모)이 주관한 청계천 걷기 행사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한·일관계는) 지금처럼 편하게 하려면 앞으로 몇백년이 가도 안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내가 평가하는 게 조심스럽다”면서도 “열심히 잘하고 있다고 본다.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씨는 “어려울 때니까 힘을 모아줘야 한다. 대통령이 일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씨는 대통령 재임 시절 설치한 4대강 보를 해체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해체다 뭐다 하는 것은 정치적”이라며 “우리 국민들, 시민들이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올해 장마가 오기 전에 4대강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청계천을 복원하는 데 참여했던 공무원들이 매년 모인다고 해서 초청해 왔기에 그때 그 시절을 생각하면서 여기 왔다”며 “이게 하나의 도시 재생인데, 세계적으로 많은 대도시에 영향을 줬고 전국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류우익·정정길·하금열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재오 전 특임장관, 조해진·정운천·박정하 의원 등 옛 친이계 인사들과 청사모 회원 등 70여명이 참여했다. 이씨는 지지자들의 사인과 악수, 사진 촬영 요청에 밝게 웃으며 대부분 응했다.
한 시민이 “4대강 살리기(에 동참)했다”고 하자 이씨는 “최고다”라고 했다. “이명박을 구속하라”고 외친 한 시민과 지지자들이 대치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이씨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이씨는 퇴임 후에도 매년 청계천을 찾았지만 2018년부터는 검찰 수사와 구속 등으로 청계천을 찾지 못했다.
이씨가 지난해 12월 특별사면을 받은 뒤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씨는 지난 3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46용사·연평도 포격사건 희생자 묘역을 참배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주연을 맡은 연극 <파우스트>를 관람했다.
이씨는 이어지는 공개 행보를 두고 내년 총선 전 정치활동 재개라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 “나는 총선에 관심이 없다. 나라가 잘됐으면 좋겠다”며 “방송도 스포츠만 본다. (정치 등 다른 기사는) 재미가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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