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간 36번째…이전 군발지진의 ‘본진’ 가능성에 무게
“단층면 깨지기 전 ‘군발’ 연속
한번 크게 났으면 깨졌을 수도”
“이번 지진, 이례적 상황 아냐”
‘전진’이라면 본진은 5.5 이상
“이번 기회에 조사·대비해야”
강원 동해시 인근 땅 아래가 심상치 않다. 15일 오전 6시27분36초쯤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북위 37.87도, 동경 129.52도)에서 ‘또’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는 4.5로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크다. 이어 이날 오전 8시6분32초쯤 강원 동해시 북동쪽 53㎞ 해역, 24㎞ 깊이에서도 규모 1.8의 지진이 일어났다.
15일 발생한 두 번의 지진은 지난달 23일부터 동해시 북동쪽 약 50㎞ 해역에서 발생한 35번째와 36번째 지진이다. 지난 8일부터는 동해시 남남동쪽 4㎞ 해역과 동해시 남쪽 3㎞ 지역 육지 등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도 지진이 17번 감지됐다.
기상청은 앞서 지난 12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약 50㎞ 인근 연속지진’을 놓고 전문가들과 회의를 열었다. 이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연속지진이 ‘대규모 지진’의 전조일 가능성에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15일 규모 4.5 지진이 다시 발생하면서 ‘더 큰 지진’이 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올해 지진 횟수는 예년보다 많다. 올해 1월1일부터 15일까지 발생한 ‘규모 2.0 이상’ 지진은 44회다. 2013~2022년 10년간 같은 기간에 규모 2.0 이상 지진은 평균 27.6회 발생했다. 다만, 지진 발생 횟수가 ‘꾸준한 증가세’라고 보기는 어렵다. 2017년, 2018년에는 각각 66회, 52회의 지진이 일어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발생한 지진이 그동안 있었던 군발지진(한정된 지역에서 일정 기간 빈번하게 일어나는 작은 지진들)의 ‘본진’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동해시 북동쪽 약 50㎞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들의 공통된 원인은 단층으로 보인다. 조창수 지질자원연구원 지질연구센터장은 “군발지진으로 연속해서 지진이 날 때는 계속 단층면을 깨려고 하는 상황이고, 한 번 크게 났으면 주변이 어느 정도 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도 “이번 지진이 과학적 측면에서 이례적이라고 볼 수 없고, 본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더 큰 규모의 지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 동해시 북동쪽 약 50㎞ 해역에서는 역사적으로도 대형 지진이 기록된 적이 있다. 당장 2019년에도 이날 지진과 비슷한 규모 4.3 지진이 발생했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1970년대 이후 관측 기록만으로 해역에서 얼마나 큰 지진이 발생할지 예측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며 “역사에 기록된 지진 등을 고려하면 언제든지 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이번 기회에 지진 가능성을 다시 조사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생한 규모 4.5 지진이 ‘전진’이라면 본진의 규모는 5.5 이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이럴 때 17번째로 지진이 난 동해시 내륙 지하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손 교수는 “최근 동해시 해역의 지진동이 전달된 이후 동해시 직하에서도 소규모 지진들이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안한 단층이 있다는 의미”라며 “동해시 북동쪽 50㎞ 해역에서 5.5 이상의 지진이 난다면, 이후 동해시 직하에서 규모 4 이상의 지진도 날 수 있어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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