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장례비로 써달라” 유서 남기고 홀로 숨진 50대, 두 달 만에 발견

집 안에서 A씨 돈으로 추정되는 260여만원 발견
지체장애가 있고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홀로 생활

홀로 살던 50대가 극단적 선택 후 두 달여 만에 발견됐다. 지체 장애가 있었던 고인은 자신이 남긴 모든 돈을 장례비로 써달라는 유서도 남겼다.

 
15일 용인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5시40분쯤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한 빌라형 원룸에서 5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A씨의 집에 수개월째 인기척이 없다’라는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집 안에서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A씨가 지난 3월9일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에는 “화장 후 유골을 산에 뿌려달라”, “내가 모아 놓은 돈을 장례비로 사용해달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집 안에서는 그가 모아 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현금 260여만원이 발견됐다.

경찰은 메모 내용 및 시신 부패 상태에 미뤄 A씨가 사망한 지 두 달가량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별다른 직업이 없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생계 급여 등으로 매월 60여만원을 수령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해당 빌라(공공임대주택)에서 홀로 살아왔고, 가족과는 왕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관할 복지센터 측이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인 A씨를 주기적으로 전화 및 방문해왔다”면서 “지난달 25일에도 방문했으나 집에 아무도 없어 돌아왔는데, 당시 A씨가 숨진 사실을 알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A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범죄 혐의점이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무연고 사망자 처리를 위해 그의 시신을 용인시에 넘겼다. 관련법에 따라 A씨가 남긴 현금 등도 함께 시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용인시는 지난 12일 공영장례를 치르고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