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숨진 미국남성의 정체...DNA 검사로 부모 살해범인 점 드러나
장영준 기자 2023. 5. 15. 20:51
호주에서 숨진 60대 미국인이 반세기 전 미국에서 자기 부모를 살해한 탈옥범이라는 게 DNA 추적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4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윌리엄 레슬리 아널드는 1958년 부모를 살해하고 시체를 집 뒷마당에 묻었습니다. 여자친구와 영화 데이트를 하러 가려는데 부모가 차를 빌려주지 않았다는 게 아널드의 살해 동기였습니다.
부모를 살해한 뒤 아널드는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친척들에게 부모가 여행을 갔다며 거짓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2주 뒤 아널드는 경찰에 의해 체포됐고, 부모를 살해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듬해 법원에서 아널드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됐습니다.
하지만 1967년, 수감 생활 8년 만에 아널드는 동료 수감자와 탈옥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아널드는 약 43년 동안 경찰의 수사망에서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연방보안관실(USMS)이 "아널드가 호주에서 살다가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연방보안관실에 따르면 아널드는 호주에서 '존 데이먼'이라는 가명으로 살았고, 2010년 67세 나이로 현지에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건은 2020년 미국 네브래스카주의 매슈 웨스트오버 보안관이 끈질기게 아널드의 동생 제임스 아널드의 DNA를 여러 추적 기관에 등록하며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웨스트오버 보안관이 DNA를 등록하고 2년 후 아널드의 아들이 DNA 검사를 한 것입니다.
아널드 아들의 DNA 검사 결과, 추적 기관에 등록된 아널드의 DNA와 일치했는데요. 이에 웨스트오버 보안관에게 아널드와 일치하는 DNA가 발견됐다는 연락이 온 것입니다. 웨스트오버 보안관은 이를 통해 아널드의 행방을 추적하고 사건을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됐습니다.
수사 결과, 아널드는 탈옥 후 3개월 만에 결혼해서 아버지 됐습니다. 이후 미국 마이애미와 캘리포니아 등지로 옮겨간 뒤 이혼했고 1978년 뉴질랜드를 거쳐 호주에 정착해 영업사원으로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아널드의 아들로 밝혀진 남성은 미국 방송 CNN과의 인터뷰에서 "DNA 검사 키트에는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 문구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사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알게 돼 기쁘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바이오회사 '파라본 나노랩스'의 시시 무어 유전자 연구원은 "아널드의 남동생이 기꺼이 자기 DNA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고 법 집행 기관의 접근을 허용했기에 사건 해결이 가능했다"고 가디언에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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