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일본처럼 센놈이?…올들어 벌써 44번, 갈수록 강도 높아져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강민호 기자(minhokang@mk.co.kr), 이상헌 기자(mklsh@mk.co.kr), 우성덕 기자(wsd@mk.co.kr) 2023. 5. 15. 20: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4.5 규모 지진 발생
한수원 “원전 안전 문제 없어”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칠보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지진 대피 교육을 받고 있다. 2023.5.15 [사진 = 연합뉴스]
15일 오전 6시 27분께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km 해역에서 규모인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 중 44번째로, 규모가 4.0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동해 북동쪽 48~55㎞ 해역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번까지 규모 2.0 미만 지진까지 포함해 36차례 지진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동해안 지역에 집중된 원전이 집중된만큼, 정부도 안전점검 및 유사시 상황에 대비한 조치를 준비 중이다. 행정안전부도 이날 오전 지진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하는 한편, 관련 부서 중심으로 ‘지진 비상대응반’을 운영하며 후속 상황 관리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지진은 지난 2021년 12월 14일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 지진이 일어난 이후 1년 5개월만에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5 이상의 지진이다. 규모 4.0 이상으로 넓히면 지난해 10월 29일 충북 괴산군에서 발생한 규모 4.1 지진 이후 7개월만이다.

기상청과 지진전문가들은 최근 동해시 해역에서 지진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해역지진이 과거 지진활동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며 역단층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해역지진의 분석은 오차가 크기 때문에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동해해역 발생 지진에 대해 현재까지 관측 및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과거 지진사례 수준의 간헐적 지진 발생 가능성은 상존하지만 일정기간 연속지진으로 발생한 유사사례와 비교해 보면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으나 배제할 수는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동해에서는 1996년에 규모 4.2 지진과 2019년 규모 4.3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지진은 단층이 깨지거나 뒤틀리면서 지층에 축적되는 응력이 해소되는 일인데 이번 지진으로 단층의 응력이 전부 해소됐는지 알 수 없다. 이번 지진 에너지가 주변에 전파돼 응력으로 축적되면서 다른 지진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의미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난 4월말부터 발생한 군발 지진이 단층의 응력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는 한편 단층을 부수는 역할도 했다”며 “애초에 단층이 가지고 있었던 응력량이 현재까지 풀린 양보다 많다면 한꺼번에 단층을 부수며 더 큰 지진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km 해역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관계자들이 지진 발생 위치 및 진도 분석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3.5.15 [사진 = 연합뉴스]
강도 높은 지진으로 강원도와 경북 일부 지역까지 흔들림이 전해져 이를 감지한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진피해는 없었지만 동해, 삼척, 강릉에서 18건의 유감 신고가 접수됐다. “집이 흔들리고 창문이 떨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는 신고가 대부분이다. 인접한 경북 영주 2건, 안동에서 1건이 접수될 정도로 지진파가 컸다.

강원 동해시 천곡동에 사는 이모씨(60)는 “잠자는 도중에 침대가 흔들리고 재난 문자가 울려 밖으로 나갔다”며 “최근 지진이 계속돼 진짜 큰일이라도 난 줄 알았다”고 전했다.

이날 김진태 강원지사는 지진 발생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응할 것을 관련 부서에 긴급 지시했다.

지진이 계속되자 경북 동해안에 위치한 원전들의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지진 진앙지에서 100km 가량 떨어진 경북 울진군에는 현재 한울원전 1~6호기와 신한울 원전 1호기 등 총 7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다. 신한울 원전 2호기의 경우 현재 공사를 끝내고 발전 준비 중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긴급지시를 내리고 “원전, 전기, 통신, 교통 등 국가 기반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유사시 비상대비 조치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내진설계가 돼 있어 원전 운영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울원전 1, 2호기의 경우 진도 7.0까지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고, 나머지 원전도 진도 6.5까지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다. 이는 원전 바로 아래 지하 10km 지점에서 발생했을 때의 기준이다. 또 원전 내 지진 발생이 감지되면 시스템이 자동 정지되는 설비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번 지진은 원전 운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전본부 관계자는 “현재 가동 중인 모든 발전소는 정상 운전 중”이라며 “이번 지진으로 인해 모든 원전은 지진계측 값이 지진경보 설정 값(0.01g) 미만으로 계측돼 지진 경보가 발생한 원전도 없다”고 밝혔다.

15일 오전 6시 27분 34초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km 해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2023.5.15 [사진 = 기상청]
기상청은 현재 강원권과 동해 중부해역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한반도 지하 단층·속도구조 통합모델 개발’ R&D 사업을 통해 동해 해역지진의 발생원인을 규명하고,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동해시 해역지진으로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해당 지역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24시간 365일 지진 감시·통보체계 가동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가능성은 낮지만 더 큰 규모의 지진발생은 배제할 수 없으므로 유관기관 등 정부 부처에서는 낮은 가능성까지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