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우울한 스승의 날…교사들 북돋을 방안은?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앞서 보신 내용 교사노동조합연맹의 황수진 정책실장과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교사들에게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해서는 면책권을 보장해 달라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동학대 신고 때문이라는데 학교 현장 상황이 어떻길래 이러는 겁니까?
황수진 정책실장 / 교사노동조합연맹
첫 번째 말씀하신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했는데도 고소를 당하는 상황이 많습니다.
학생이 수업을 방해하고 다른 친구들에게 욕설을 해서 지도를 하면 이게 큰소리로 하면 정서적 학대 교실 바닥에 누워서 떼를 쓰고 교사에게 발차기를 하는 학생을 몸으로 맞으면서 제지를 해도 그 아이 몸에 닿으면 아동학대로 신고당하기 일쑤입니다.
또 맞폭이라고 해서 학폭이 발생했을 때 양쪽이 서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례가 최근 증가하고 있는데, 학폭 가해자의 부모가 중간에 끼어 있는 교사를 자기 자녀가 학폭으로 걸릴 것을 우려해서 오히려 사를 신고하는 사례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악용 방식이 퍼져나가면서 교육 현장에서는 교사들이 학습 지도할 때나 생활지도할 때 소극적이 되고 적극적인 지도를 하지 못해서 결국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받는 사례가 생기고,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자들도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교사에게 이런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면책권이 정당하게 교육활동을 할 때는 많이 부과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군요. 그런가 하면 악성 민원 때문에 녹음 전화나 폭언 방지 멘트까지 도입하는 학교가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도입이 된 학교가 있고, 또 안 된 학교가 있는 것 같네요.
황수진 정책실장 / 교사노동조합연맹
이게 교육 현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전화 상담에 대한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문제 제기를 해 왔어요.
하지만 이게 아직 규제가 되어 있는 부분이 아니라 선택적인 사항입니다.
상당수의 교육청과 교사 노조가 단체 협약 내용에도 이 부분을 반영하고자 하는데, 아직 교육청 차원에서 해주는 교육청과 안 해주는 교육청 차이가 있고요.
그리고 학교의 선택이기 때문에 하는 학교가 있고 안 하는 학교가 있죠.
그리고 투넘버 서비스 또는 학교 전화 멘트 녹음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제공한 그중에 한 가지 정도를 선택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게 다 실효성이 아직은 부족한 상태입니다.
서울, 경기 등 일부 지역에서 시행하는 교육청마저도 학교 자체에서 업체를 선정하는 그런 과정이 있기 때문에 불편함이 있고, 이로 인해서 시행하는 것도 더 어려운 상황이에요.
저도 신규 때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분이 갑자기 교실로 전화해서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면서 욕설을 퍼붓고 전화를 끊은 적이 있습니다.
한동안 전화를 받기가 두렵더라고요. 이런 상황이 현장에서 굉장히 많습니다.
최근에는 민원 전화 시 교사폰으로 전화하면 녹음이 되는 것을 우려해서 학부모들이 일부러 학교 전화를 이용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누구든지 교사가 아니라도 갑작스럽게 고성과 폭언을 들으면 당황해서 대응하기가 힘들고 기분도 많이 상하겠죠.
그 피해를 또 갑자기 당하면 증명하기도 힘듭니다.
학부모님들의 상담이나 학교 안내가 코로나 때도 더 그랬지만 대부분 전화나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이에요.
이것은 고객응대 근로자 조건과 정말 유사한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학교 특성을 고려한다면 고객응대 근로자 보호 조치에 준하는 그런 보호 조치가 학교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도 교육부에서 6월에 폭언 방지 통화 연결음을 공모한다고 해요.
그래서 교육부와 교육청 차원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면 현장에서 악성 민원을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오늘 스승의 날이지만 우울한 소식이 참 많습니다.
교사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라는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교사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요?
황수진 정책실장 / 교사노동조합연맹
선생님들이 가장 바라시는 것은 우리를 전문가로, 교육 전문가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교사 노조에서 스승의 날을 맞아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들의 83%가 스스로를 교육 전문가라고 인식하고 있는 반면에 교육 당국은 교사를 성직자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대답한 교사도 74%나 됩니다.
서로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죠.
교육 정책을 수립할 때는 현장 교사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는 데 반해서 그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의 모든 행정과 민원 이런 책임은 다 교사에게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으로 지금 자녀를 양육하는 환경이 많이 바뀌었잖아요.
그래서 학교에서 그 역할을 많은 부분 담당을 하게 됐어요.
그렇게 학교의 역할이 증가했다는 것은 결국 교사들의 업무나 책임도 점점 늘어났다는 얘기인데 그에 맞춰서 처우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십 년째 벌써 담임수당이 오르지 않아서 하루에 5천 원 받고 일을 하구요, 부장 수당은 월 7만원 꼴입니다.
그리고 임금도 물가 인상률에 미치지 못하는 1%대의 임금 인상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젊은 교사들이 꿈을 펼치겠다고 발령받아서 왔을 때 실망할 환경이죠.
그리고 또 발령받아서 와서 마주친 환경이 아이들과 즐겁게 수업하는 환경이 아니라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권 침해와 그리고 또 수업 준비도 제대로 하기 힘들 만큼 많아진 행정 업무 그리고 아직도 교직에서는 여전히 열정 페이를 강요하는 그런 분위기가 굉장히 교사들을 사기를 저하시키는 그런 분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사를 교육 전문가로 인정해 주시라는 얘기는 우리 교사들을 교육 전문가로 인정하지 않다는 거는 결국 학생들도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있지 않다고 반증하는 얘기거든요.
그니까 그런 부분이 해소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스승의 날이라서 오는 길에 친한 지인분이 출근했을 때 학교에서 아이들이 칠판에다가 이렇게 삐뚤빼뚤한 글씨로 선생님 사랑합니다라고 써서 올려준 걸 사진을 찍어서 저한테 보내셨어요.
너무 감동을 받으셨고 저도 오면서 작년에 졸업한 제자들이 문자를 보내주는데 굉장히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런 학생과 교사들 간의 상호작용이 있는 한 아직은 회복할 수 있을 때라고 생각을 합니다.
선생님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 교권 침해 방지 대책이나 아동학대 무고에 대한 면책 그리고 행정업무 경감 그리고 현실적인 보수 인상까지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교사의 위기는 결국 우리 아이들의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선생님들 다시 힘내실 수 있도록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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