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면 다야?” “어쩌라고!” 축제장에서 오간 고성…이유는?
그제(13일) 오전, 경기도 시흥시의 한 공원에서 열린 '은계호수축제' 현장이 몇몇 사람들의 고성과 실랑이로 한때 떠들썩해졌습니다.
현장에서는 "국회의원이면 반말해도 되냐!", "어쩌라고!", "깡패야, 쌈닭이야?", "쌈닭이다!" 등 고성이 오갔습니다.
소란의 당사자는 더불어민주당 문정복(경기 시흥시갑) 의원, 그리고 축제 현장에서 음식 등을 팔던 상인들이었습니다.
문 의원과 상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축제에서 팔 3일 치 음식 준비했는데…." 뿔난 상인들
축제 첫 날, 상인 A 씨는 공원에서 대형 노상 부스를 열어 음식과 주류를 팔았습니다.
그런데 첫 날 영업을 마친 뒤, 시흥시청으로부터 영업을 중단해달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잔디 등 공원 시설물이 손상되고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많다는 이유였습니다.
A 씨는 "공원에서 음식 파는 것에 대해서는 미리 허가를 받았다"며 "시청 측이 갑자기 말을 바꿔 당황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시청 직원들뿐 아니라 문 의원까지 현장에 나와 A 씨에게 장사를 하지 말라고 항의했습니다.
해당 영상은 당시에 찍힌 화면입니다.
처음부터 영업 허가를 안 내줬다면 모를까, 이미 내준 허가를 되돌리는 걸 A 씨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음식 재료값 등으로 3천 4백여 만원을 이미 투입해 놓은 상태.
장사를 접게 된다면 고스란히 손해를 떠안아야 했던 상황이기에, 상황을 더욱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 문 의원은 왜 고성을 질렀나?
문 의원 측은 "사전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영업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축제는 당초 푸드트럭 등 소형 음식판매 부스를 포함한 바자회로 기획됐는데, A 씨를 비롯한 몇몇 상인들이 사전 협의 없이 대형 노상 부스를 열었다는 겁니다.
축제 첫날을 지나며 당시 음식을 판매한 상인들과 주민들 사이 갈등이 극심해졌고, 관련 민원들도 폭주하는 바람에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문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행사 주최측이 상인들의 영업 손실비용까지 물어준다고 해서 이튿날부터 영업을 안 하기로 한 상태였다" 면서 "그런데도 몇몇 상인들이 약속을 어기고 또 야시장을 열었고, 내가 당장 빼라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소리를 질렀던 건 좀 그렇지만…그렇게 안 했다면 책임 방기"
하지만 아무리 해야 할 일이라 판단했더라도, 시민과 고성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인 것은 공직자로서 부적절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문 의원이 별도의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자리를 떠나자 현장에서는 "말을 하려면 좋게 해야지", "국회의원이면 다냐?" 등의 반응들도 나왔습니다.
문 의원은 시민과 고성을 주고 받은 데 대해서는 "내가 소리를 질렀던 건 좀 그렇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래도 내가 안 나섰다면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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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연 기자 (h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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