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남국 코인 의혹’ 관련 업비트·빗썸·카카오 압수수색

이홍근 기자 2023. 5. 1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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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 의원 탈당 하루 만에 강제수사
위믹스 거래내역 확보···클립 전자지갑도
영장엔 “정치자금법 위반·범죄수익은닉”

검찰이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수십억원대 위믹스 코인 보유 의혹과 관련해 15일 빗썸·업비트 등 대형 거래소를 압수수색했다. 의혹이 제기된 지 열흘 만, 김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지 하루 만에 강제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준동 부장검사)는 이날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과 업비트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김 의원의 위믹스 코인 거래 내역을 확보했다. 검찰은 카카오톡 블록체인 계열사인 클립도 압수수색해 김 의원이 보유한 클립 전자지갑의 거래 내역도 확보했다.

빗썸과 업비트는 김 의원의 가상화폐 전자지갑이 등록된 거래소이고, 김 의원의 카카오 클립 지갑에는 약 2억1000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이 들어 있다.

검찰은 지난해 금융정보분석원으로부터 ‘이상 거래’라는 통보를 받고 김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뒤 10월과 11월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거액의 가상화폐 보유 사실만으로는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의심하기 어렵다”며 기각했었다.

검찰은 최근 언론 보도로 드러난 김 의원의 가상화폐 지갑 등을 토대로 혐의를 보강해 세번째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검찰은 압수수색영장에 정치자금법 위반,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가상화폐 보유 의혹의 초점이 ‘도덕성 논란’에서 ‘위법성 여부’로 넘어간 것이다.

김 의원은 2022년 1~2월 모 가상화폐 거래소에 등록된 자신의 가상통화 지갑에 위믹스 코인 80만여개를 보유했다가 같은 해 2월말~3월초 전량 인출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이 위믹스를 보유한 기간 코인 개당 가격은 4900~1만1000원 사이로, 보유 기간 중 최대 60억원까지 올랐던 것으로 평가된다. 김 의원은 2021년 7월 가상자산 과세 유예 법안을 민주당 의원 9명과 공동 발의했는데, 이를 놓고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이 제기되자 김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주식 매매대금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모든 거래 내역은 투명하게 확인될 수 있는 내용이며 각종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대형 거래소를 통해 실명 거래를 했다고 주장하며 각 거래소 가상화폐 잔고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 해명으로 김 의원의 가상화폐 지갑들이 특정되자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가상자산 커뮤니티 ‘변창호 코인사관학교’는 김 의원이 공개한 클립 가입일, 가상자산 포트폴리오 등을 바탕으로 김 의원의 클립 계좌 주소를 찾아냈다. 변씨 분석에 따르면 이 지갑이 보유한 코인은 한때 127만2843개에 달했다. 기존에 알려진 규모보다 1.5배 많다. 이 지갑과 연동된 다른 지갑도 발견됐는데, 변씨에 따르면 이 지갑은 ‘위믹스 플레이 월렛(위믹스 지갑)’으로 추정된다. “대형 거래소만 이용해 실명 거래를 했다”는 김 의원의 해명과 배치된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가상화폐 거래내역을 바탕으로 김 의원이 최초 투자금을 어느 계좌에서 받았는지, 그 계좌가 누구 것이었는지, 가상화폐 거래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 이용 등 위법은 없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변씨를 통해 공개된 지갑만으로는 김 의원이 보유한 코인의 규모, 다른 지갑으로 송금한 사실 등 기초적인 정보만 확인할 수 있었는데,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으로 김 의원의 가상화폐 거래내역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변씨는 “거래소 핫월렛에 정보가 합쳐져 보관되기 때문에 김 의원이 코인을 자신에게 보낸 건지, 타인에게 보낸 건지 확인하려면 거래소를 압수수색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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