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신작 "원작의 명성이 아깝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영화, 드라마, 소설, 게임 등 여러 문화 콘텐츠의 단골 손님입니다. 1954년 존 로널드 루엘 톨킨이 집필한 소설로 시작해 판타지라는 장르에 거대한 영향을 끼친 명작입니다.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됐어요. 세월이 많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시리즈에 대해 조예가 깊은 골수팬들이 수없이 많을 정도로 큰 인기를 자랑합니다.
최근 모바일 신작 게임을 찾아보는 중에 EA가 제작한 'LotR : 중간계의 영웅들'이란 신작을 발견했어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기반으로 제작한 전략 롤플레잉 게임이라는 소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미디어가 많을수록 좋은 점은 유입될 수 있는 길이 넓다는 것이죠. 반지의 제왕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는 문외한이지만 '게임을 통해 소설에도 흥미를 가질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마음가짐으로 설치 후 플레이해 보았습니다. 직접 플레이하니 들었던 감상은 "명작 기대감이 너무 컸던 걸까"였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턴제 게임 구성이었어요. 스토리 또한 원작을 모른다면 전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여러모로 많은 유저층에게 어필한다기보다는 원작을 아는 팬들이 하기 좋은 게임이었어요.
장르 : 턴제 RPG
출시일 : 5월 11일
개발사 : EA
플랫폼 : 모바일
■ 2023년 신작치곤 엉성한 그래픽과 연출
그래픽 퀄리티는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텍스처가 훌륭하고 현실감이 좋아야만 좋은 그래픽은 아니죠. 특색이 있고 개성이 확실해도 충분히 게임으로서 좋은 그래픽입니다. 하지만 중간계의 영웅 그래픽은 현실감도 특징도 보이지 않았어요.
평범한 3D 모델링이었습니다. 특별함은 없었어요. 일러스트도 따로 없었고 플레이 내내 경직된 표정을 가진 캐릭터들을 바라봐야 했습니다. 만약 마주하는 그래픽이 감상이 좋지 않아도 연출이 좋다면 어느 정도 차별점을 내세울 수 있기 마련이죠.
아쉽게도 연출 또한 미지근했습니다. 스토리 연출은 상당히 반복적이었어요. 더빙도 따로 없었고 항상 같은 구도에서 입도 뻥긋 안 하는 등장 인물 간의 대화를 바라봐야 했습니다. 처음 등장한 스토리 컷신은 나름 비장감이 들었지만 이후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전투에서는 일부 캐릭터가 스킬을 사용했을 때 전용 연출이 있었습니다. 카메라 시점이 바뀌고 "나 강력한 스킬 쓴다"를 알리는 듯했어요. 이 역시 다른 게임에서 많이 봐왔기에 특별한 감흥은 없었습니다.
■ 원작을 모르면 몰입이 어렵다
앞서 말했듯 이 게임은 반지의 제왕 IP를 소재로 만들어졌습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원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화나 소설을 미리 접했디면 "아, 얘가 여기서 나오네"와 같은 공감이 나오기 충분해요. 본인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색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은 항상 설레는 일입니다.
문제는 반지의 제왕이 꽤 오래 된 IP라는 사실입니다. 요즘 10, 20대는 반지의 제왕 소설은 고사하고 영화를 안 본 비율도 높아요. "어떤 작품인지 궁금했는데 이걸로 체험해 볼까"라는 의도로 이 게임을 시작하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목은 반지의 제왕이지만 이 반지는 대체 무슨 역할을 하는 건지, 등장인물들 목표는 무엇인지 설명이 없습니다. 목적이 무엇인지를 모르니 몰입하기도 힘들었어요.
원작을 아는 사람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초반에 등장하는 빌런으로 '아르웬'이라는 인물이 있는데 원작에서는 이러한 설정이 없었죠.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감상한 유저들도 "반지의 제왕 캐릭터를 가지고 다른 판타지 세계를 체험하는 것 같다"라는 소감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 입문자와 경험자 모두 진입장벽이 있는 셈이었습니다. 입문자는 아예 모르는 캐릭터들과 불친절한 스토리 설명, 경험자는 기존과 너무 변경된 캐릭터성이 부담스럽죠.
그래도 명칭 번역에 대해서는 상당히 호평이 가득했습니다. 지인이 스트라이더는 '성큼걸이', 프로도는 '골목쟁이네 프로도'와 같이 원작 고증을 살리는 번역임을 알려줬을 때 상당히 공을 들인 것을 알 수 있었어요.
■ 평범한 턴제 진행, 초반은 지루한 편
게임 구조는 턴제 전투입니다. 캐릭터 턴이 돌아오면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을 써서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이 목적이에요. 레벨이 상승하면 스킬이 해금됩니다. 스킬 레벨 업부터 장비, 캐릭터 레벨, 성급 업그레이드까지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다양한 요소가 등장합니다.
행동 순서는 캐릭터 체력 아래 파란색 게이지바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어요. 캐릭터 특성에 따라 피격 받는 순간 반격을 가하는 등 턴 외에도 행동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턴제 게임 정석 같았어요.
흥미로운 점은 시너지 요소였습니다. 각 캐릭터는 이름 아래에 시너지 요소가 존재했어요. 특정 키워드와 같은 파티에 있을 때 능력이 강해지는 효과, 정해진 캐릭터들이 같은 파티에 존재하면 스킬에 추가 효과가 생기는 등 덱을 조합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캐릭터별 역할도 뚜렷했습니다. 버프와 디버프를 소화하는 캐릭터, 딜러와 힐러, 탱커 등 원하는 조합으로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었어요. 아쉬운 점은 현재 캐릭터가 46가지가 존재하는데 획득 난도가 꽤 높았습니다. 주요 획득처가 뽑기였기에 자유로운 구성을 위해선 시간이 많이 필요한 구조입니다.
콘텐츠 구성은 아직 빈약했습니다. 초반부 스토리는 반복적인 단순 전투뿐이며 PVP도 자동 전투 위주 감상 콘텐츠였어요. 아직은 성장을 체감할 만한 엔드 콘텐츠도 부재인데다가 전투도 단순 턴제 요소 반복뿐이니 초반 진행이 정말 지루했습니다.
■ 주요 과금 모델은 뽑기와 패키지 상품
캐릭터 획득은 뽑기로 이루어집니다. 일부 캐릭터는 어려움 난도에서 조각을 모아 해금할 수 있어요.성능이 좋은 뽑기로만 획득할 수 있는 캐릭터들도 존재합니다. 방식이 조금 특이한데, 캐릭터 자체를 획득하는 것이 아닌 조각을 뽑는 방식입니다.
1번 뽑을 때 600 보석을 소모합니다. 가장 효율이 좋은 상품은 14만 9000원에 파는 11185 보석이에요. 현금으로 환산하면 1번 뽑을 때 8000원 정도 드는 셈입니다. 천장 시스템에 대한 안내는 없었어요.
시즌패스와 같은 상품은 없었습니다. 뽑기도 최소 15개를 기준으로 랜덤한 캐릭터 조각이 등장합니다. 운이 없을 경우 원하는 캐릭터를 뽑는 과정에서 꽤나 많은 돈을 쓸 가능성이 높아요. 이외에는 특별 행사로 특정 영웅 조각을 확정으로 획득할 수 있거나 재화를 효율 좋게 얻을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이 존재했습니다.
■ 뚜렷한 개선 없이 좋은 평가는 어렵다
- LotR : 중간계의 영웅들 공식 PV
중간계의 영웅들을 즐긴 소감은 한 마디로 '아쉽다'입니다. 2023년 신작치고는 그래픽 퀄리티, 차별화된 게임성 확보가 부족해 보였어요. 반지의 제왕 IP를 채용했음에도 원작 팬들과 신규 입문자 모두 적응이 어려웠던 점도 문제가 큽니다.
부족한 콘텐츠와 불편함이 있는 UI와 최적화 등 다양한 단점이 있었어요. 그러나 반지의 제왕이라는 고유한 IP, 연구하는 재미가 있는 덱 빌딩 시스템으로 인해 평가가 역전될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이 많이 기억하는 명작임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죠. 유저들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콘텐츠들을 개선해 나간다면 고유한 강점을 지닌 게임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유저들도 "내가 알던 반지의 제왕 전개하고는 아예 다르네", "덱 빌딩 하는 재미는 있는데 그래픽 너무 안 좋다", "원작 다 읽었는데도 소용이 없네", "초반부 진행 너무 지루하다"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1. 반지의 제왕 팬들에게 익숙한 캐릭터 존재
2. 시너지에 따라 덱을 구상하는 재미가 있다
3. 원작 고증을 살린 번역
1. 번역 이외 원작 고증은 없는 수준이다
2. 즐길 콘텐츠 구성이 굉장히 빈약하다
3. 그래픽, 최적화, UI가 좋지 않다
presstoc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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