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쫄 굶다가 민가 침입...19살 ‘최고령’ 야생 사자의 최후
현지시간 13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케냐 남부 암보셀리 국립공원 근처 올케루니에트 마을에서 가축을 잡아먹은 사자 한 마리가 주민들이 던진 창에 목숨을 잃었다.
이 사자는 ‘룬키토’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19살 추정 수컷이다. 야생 사자는 평균 13년 정도 산다.
케냐 야생동물 보호국 대변인 폴 지나로는 “룬키토가 케냐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지 정확히 확인할 순 없지만 무척 늙고 허약한 건 맞다”며 “이 사자는 먹이를 찾기 위해 마을을 방황했다”고 말했다.
암보셀리 국립공원에서 사자 개체 수를 보존하기 위해 힘쓰는 야생동물 보호단체 ‘사자 수호자들(Lion Guardians)’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룬키토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사자는 식량 공급원이 줄어들면 먹이를 찾기 위해 때로는 보호 구역을 벗어나 멀리까지 향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사자가 가축을 잡아먹으면 인간들과 갈등을 빚게 된다. 마을 주민들은 자신들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종종 사자를 죽이기도 한다.
현지 전문가들은 가뭄이 극심해지면 인간과 사자 사이 갈등이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로 사냥이 어려워진 사자들이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공원을 벗어나 민가의 가축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진다는 것이다.
야생동물 보호론자 폴라 카훔부는 “국가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사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케냐에서 13일(현지시간) 사자 6마리가 민가로 들어와 가축우리에 있던 염소 10마리와 개 1마리를 공격하고서 주민들에 의해 모두 사살됐다.
현지 일간지 데일리네이션의 14일자 보도에 따르면, 케냐야생동물청(KWS)은 성명에서 지난주부터 “암보셀리 생태계에서 총 10마리의 사자가 (사살됐다)”고 밝히고 관계자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과 만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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