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보다 많이 받지만… `억대 연봉` 금감원, 줄퇴사 왜?

강길홍 2023. 5. 1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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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 정규직 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이 1억1007만원으로 나타났다. 신입사원은 연봉은 4753만원이다. 금감원의 연봉이 공개되면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시장의 '와치독'(watch dog). 업무의 중요도와 자부심 덕택에 인재가 몰려들었다. 연봉도 금융권 톱클래스였다. 한때는 '신의 직장'으로 불렸다. 하지만 '많이 받고 힘도 센' 금감원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시중 은행은 물론 보험사나 카드사에도 평균 연봉이 밀리고 있다. 금감원에 공공기관에 준하는 임금규정이 적용되면서 연봉 인상폭이 더딘 탓이다. 역시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보다 평균 연봉이 높다.

◇제자리걸음하는 금감원 연봉=15일 금감원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 정규직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1007만 원이었다. 신입사원 초임 연봉은 4753만원 수준이다. 금감원 직원 연봉은 10년 전인 2012년에는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보다 많아 '신의 직장'으로 불렸다.하지만 공공기관에 준하는 임금 규정을 적용받으면서 연봉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평가다.

2018년 금감원 정규직의 평균 연봉이 1억538만원을 기록한 이래 2019년 1억518만원으로 줄었고 2020년 1억658만원, 2021년 1억673만원으로 최근 5년간 연봉 인상액이 468만원에 그쳤다. 금감원은 올해 예산 또한 직원 평균 연봉을 1억329만원으로 잡았다. 성과급을 예년 수준인 550만~600만원 정도 받는다고 하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민간 금융회사에 밀리는 연봉=금감원의 평균 연봉은 감독, 검사 대상인 금융사과 비교해도 높지 않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1459만원. KB국민은행은 1억1369만원이었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토스뱅크의 평균 연봉은 1억1900만원, 카카오뱅크는 1억4600만원에 달했다.

삼성카드는 1억3900만원,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각각 1억2700만원, 현대카드는 1억2000만원, 하나카드는 1억1300만원으로 금감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보험사도 삼성화재 1억3600만원, 신한라이프 1억2400만원, 메리츠화재 1억2000만원, 현대해상 1억1100만원으로 금감원보다 높았다.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1억5700만원에 달했다.

18개 증권사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4538만원. 특히 메리츠증권은 직원 평균 연봉이 2억을 넘었다. 금융사 중 처우가 가장 낮은 저축은행에서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9800만원, 페퍼저축은행이 8800만원, SBI저축은행이 8500만원 규모였다.

한편 금감원장 연봉은 지난해 성과급 1억3000여만원을 포함해 3억6031만원이었다. 금감원장 연봉은 2018년 3억1105만원, 2019년 3억4563만원, 2020년 3억4402만원, 2021년 3억5397만원이었다.

◇위기의 금감원?=금융 시장 자체가 커지고 각종 사건 사고가 잇따르면서 금감원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연봉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이직이 잇따르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지난해에만 30여명이 은행과 보험, 가상자산업계 등으로 이직했다. 이러다 보니 금감원은 인력 보강을 위해 공채 외에 경력직 수시 채용까지하고 있다.

금융권은 온도차가 있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금감원의 예산의 2/3는 금융회사들이 낸 수수료다. 금융회사가 낸 비용을 토대로 금융회사를 감독한다.

A증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금융관련 공공기관이 민간 금융회사보다 약간이나마 연봉을 더 받는 게 당연시됐지만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면서 "무한경쟁을 하는 민간 금융회사 연봉과 단순 비교해 낮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C은행 관계자는 "금감원 직원들의 열패감은 이해한다"면서도 "금감원은 상대적 '갑의 위치'에서 업무를 수행하니 기회비용도 감안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연봉, 금감원>한국은행=한은이 경영정보시스템을 통해 공개한 한은 직원들의 지난해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331만원. 금감원보다 600여만원이 낮다. 근속년수로 비교하면 평균 연봉 1억 1007만원의 금감원은 14,73년, 한은은 16.5년이다. 평균연차로 볼때 실제 공개된 액수보다 금감원의 평균 연봉이 더 높다고 볼 수있다.

실제로 금감원 직원 평균연봉은 이미 2018년 1억원을 돌파했다. 한은은 2020년에야 평균연봉 1억원을 넘어섰다. 한은과 금감원 연봉은 그 후로도 일정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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