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생 '양심 결제' 그 무인점포, 대낮 남녀 3인조에 털렸다

홍효진 기자 2023. 5. 1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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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고대생 양심 결제'로 화제가 됐던 서울 노원구의 한 무인점포가 현금 절도 피해를 입었다.

해당 무인점포는 지난 3월28일 키오스크 속 가격이 잘못 기재된 것을 발견한 고려대 여학생이 양심 결제한 가게로, 미담이 알려지며 화제가 된 바 있다.

가게 점주 A씨는 "불과 한달여 만에 정반대의 일이 벌어졌다"며 "대낮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젊은 남녀 일당(3명)이 키오스크(결제기) 현금통을 부수고 탈탈 털어갔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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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고대생 양심 결제'로 화제가 됐던 서울 노원구의 한 무인점포가 현금 절도 피해를 입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이른바 '고대생 양심 결제'로 화제가 됐던 서울 노원구의 한 무인점포가 현금 절도 피해를 입었다.

지난 14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벌건 대낮에 손님 다 보는 앞에서 무인 가게 털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무인점포는 지난 3월28일 키오스크 속 가격이 잘못 기재된 것을 발견한 고려대 여학생이 양심 결제한 가게로, 미담이 알려지며 화제가 된 바 있다.

가게 점주 A씨는 "불과 한달여 만에 정반대의 일이 벌어졌다"며 "대낮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젊은 남녀 일당(3명)이 키오스크(결제기) 현금통을 부수고 탈탈 털어갔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0일 A씨가 1박2일 일정으로 지방으로 내려간 뒤 벌어졌다.

그는 "가게를 하루 이상 돌볼 수가 없기에 전날 결제기에 평소보다 많은 현금(거스름돈)을 넣어뒀다"며 "사건은 10일 오후 4시30분~5시30분 약 1시간에 걸쳐 벌어졌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며 손님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시간대"라고 말했다.

이른바 '고대생 양심 결제'로 화제가 됐던 서울 노원구의 한 무인점포가 현금 절도 피해를 입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A씨는 "처음엔 10대 후반~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무리 3명(남자 2명, 여자 1명)이 가게 근처에서 염탐하기 시작했다"며 "그중 주동자 1명(남)은 후드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가게 안까지 들어와 물건을 사는 척 동태를 살폈다"고 설명했다. 얼마 후 남성은 손님이 계속 오고 가는 틈에서도 준비해 온 도구로 키오스크를 뜯어내는 등 파손했다. 그 사이 나머지 일당은 밖에서 망을 보고 있었다.

A씨는 "손님이 볼 땐 물건을 고르거나 결제하는 척하고 안 볼 땐 키오스크를 뜯었다. 키오스크는 전면 유리를 통해 외부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위치였음에도 태연하게 작업했다"며 "그렇게 1시간에 걸친 끝에 키오스크를 완전히 파손하고 현금을 몽땅 꺼내 갔다"고 전했다. 절도범들이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에도 손님들은 다녀갔다.

이른바 '고대생 양심 결제'로 화제가 됐던 서울 노원구의 한 무인점포가 현금 절도 피해를 입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이들의 범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고 전한 A씨는 "기계를 급히 수리해 다시 영업을 정상화하기 무섭게 같은 일당으로 보이는 괴한이 14일 새벽 2시경 또다시 침입했다"며 "괴한은 똑같은 수법으로 다시 기계를 훼손하려다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던 제 경고 방송에 달아났다. 순간적으로 112신고 할 생각을 못해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법이 워낙 일반적이지 않고 교묘해서 다른 점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공유한다"며 "지난번 저희 가게를 다녀간 '고대 양심 손님'으로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불과 한 달여 만에 외국에서나 볼법한 일을 겪으니 피해 금액을 떠나 마음이 참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다른 자영업자들은 "요즘 이런 피해가 뉴스에 너무 많이 나와서 슬픈 현실" "지금 사장님 속이 말이 아니시겠다" "무인점포는 절도범을 양산하는 시스템" "특수절도다. 혼자 우발적으로 한 것과 다수가 계획적으로 한 건 죄질 자체가 다르다. 신고 꼭 하시고 잡으셔야 한다" 등 공분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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