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초보 티 확실하지만, 이정도면 기대 이상...결국 최소한의 성과는 냈다
[점프볼=김호중 객원기자] 1년차 조 마줄라 감독은 이번 2023 NBA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많은 걱정을 샀다.
NBA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한지는 고작 4년. 그는 2022-2023 NBA 정규시즌을 앞두고 다소 황당한 에피소드를 겪으며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메 우도카 전임 감독이 구단 여직원과 스캔들에 연루되며 지휘봉을 내려놓게 된 것이다.
그 말고는 감독을 맡을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렇게 다소 당황스러운 감독 선임을 맞은 마줄라 감독. 1986년생인 팀내 주전 센터 알 호포드보다 2년 어린 1988년생인 그는 우승을 노리는 보스턴 로스터와는 걸맞지 않은 초보 감독이었다.
시즌 초만하더라도 예상보다는 괜찮은 지도력을 보여줬다. 데릭 화이트를 주전으로 투입한 뒤 호포드를 스트래치 빅맨으로 활용하는 공격 농구를 보여주며 지난 시즌 수비 농구 색깔을 완전히 바꿨다.
그렇게 시즌 초 돌풍을 일으키다 시즌 중후반부터 공격이 막혔다. 마줄라 감독은 본인이 처음 낸 색깔을 다소 지우고, 지난 시즌에 표방했던 수비 농구로 복귀했다. 템포를 늦추고 지공을 늘리며 동부 2위라는 성과를 냈다.
그의 감독 인생 첫 플레이오프. 1라운드부터 애틀랜타 호크스를 상대로 4승 2패로 고전하며 다소 어렵게 시리즈를 통과했다. 보스턴이 탑독이고 전력 차이도 꽤 있는 편인데 시원한 완승이 시리즈 최종전 한 번 나왔고, 그 외에는 전부 접전 승 혹은 패였다. 말 그대로 진땀을 뺐다.
필라델피아와의 2라운드에서는 더 고전햇다. 시리즈 한때 2승 3패로 몰리며 탈락 위기에 놓였다. 그는 승부처에서 작전타임을 전혀 소모하지 않으며 엄청난 초보티를 내기도 했다. 그의 경질을 주장하는 팬들도 여럿 있었을 정도다.
1패만 당하면 탈락인 운명의 6차전. 마줄라 감독은 변화를 준다. 그의 색깔이라고 할 수 있는 4명의 볼 핸들러 및 윙(스마트, 화이트, 테이텀, 브라운)을 배치하는 전략을 포기하고, 지난 시즌 이메 우도카 감독이 썼던 투 빅 라인업으로 회기한 것이다. 로버트 윌리엄스 3세를 스타팅에 넣고 화이트를 벤치로 돌렸다.
윌리엄스 3세는 우도카 감독 체제에서는 확고한 주전 센터였지만, 마줄라 감독이 온 이후로는 단 20경기만 나왔다. 스페이싱을 중요시하는 마줄라 감독의 색깔 때문.
본인의 색깔을 포기하고 전임 감독의 색깔로 돌아갔다. 결국 이 전술 변화는 재미를 봤다. 윌리엄스 3세는 6차전 10점 9리바운드 득실마진 +18을 기록하며 짜릿한 승리를 이끌었고, 7차전서도 6점 5리바운드 득실마진 +19를 기록했다. 팀 전체적으로도 지난 시즌 준우승을 차지할 때의 경기력을 회복했다.
벼랑끝에 몰린 보스턴은 가장 중요한 순간 작년으로 회귀했다. 초보 감독은 본인의 색깔을 고집하기보다 준우승을 차지할 때 썼던 베스트 라인업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는 대성공을 거뒀고, 보스턴은 정말 극적으로 동부 파이널에 안착했다.
라인업부터 전술. 타임아웃 사태 등 마줄라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확실히 초보티를 내고 있다. 하지만 그가 갑작스럽게 선임된 배경, 그의 코칭 경력 등을 고려해보면 사실 기대 이상이기도 하다. 챔피언십을 노리는 팀인만큼 초보 감독의 지도력에서 아쉬운 부분도 분명 여럿 보이지만, 마줄라 감독은 갖고 있는 역량을 최선을 다해서 쏟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일단 컨퍼런스 파이널이라는 최소한의 성과는 냈다. 1,2라운드 모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최소한의 성과를 갖고 왔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마이애미 히트를 넘어서면 마줄라 감독은 첫 해부터 파이널 무대에 오를 수 있다. 초보 감독의 진정한 시험대가 열린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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