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변제 거부' 강제동원 피해자 불쑥 찾아온 외교부, 빈걸음

최성국 기자 2023. 5. 1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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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를 거부한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를 만나기 위해 광주를 방문했으나 소득 없이 되돌아갔다.

15일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서 국장을 포함한 3명은 전날 광주 서구 양동에 있는 양금덕 할머니 집을 찾아가 손편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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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양금덕 할머니·이춘식 할아버지 집에 쪽지만 남겨
시민단체 "불쑥 찾아온 외교부, 결례 도 지나치다"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이 지난 14일 양금덕 할머니 집을 찾아가 남긴 쪽지.(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2023.5.15/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를 거부한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를 만나기 위해 광주를 방문했으나 소득 없이 되돌아갔다.

15일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서 국장을 포함한 3명은 전날 광주 서구 양동에 있는 양금덕 할머니 집을 찾아가 손편지를 남겼다.

서 국장은 "최근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되는 마음에 자택에 찾아오게 됐다"며 "조속히 쾌차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리며, 허락해 주신다면 조만간 다시 찾아뵙고 직접 궁금하신 점들을 설명 올리도록 하겠다"고 적었다.

서 국장은 사전예고 없이 광주 광산구의 이춘식 할아버지 집에 찾아갔으나, 할아버지를 만나지 못하고 홍삼 선물과 함께 쪽지를 남긴 뒤 돌아갔다.

양 할머니(95)와 이 할아버지(103)는 일제강점기 당시 전범기업에 의해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이다.

외교부는 지난 12일 소송 대리인을 통해 양금덕 할머니 등에 대한 면담을 요청했다.

소송 대리인은 "할머니가 입원 중이어서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의는 해보겠다"고 답변했다.

결과적으로 양 할머니는 외교부와의 만남을 거부했으나 외교부 관계자들은 양 할머니 집을 찾아간 것이다.

시민단체 측은 "외교부의 결례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며 "피해자들은 고령으로, 중요한 의사 결정이 필요한 일에 대리인이나 지원단체, 가족이 배석해야 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송 대리인이나 가족들과 사전 통지도 없이 불쑥 고령인 피해자 집을 일방적이고 기습적으로 방문하는 이유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일본 피고 기업의 배상 책임에 면죄부를 주고 그 책임을 한국이 대신 떠안기로 확정한 상태에서 외교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제3자 변제를 거부하고 있는 피해자들이 받아들이도록 회유하는 것 말고는 없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는 "외교부의 이번 행위는 소통이 아니라 기본적인 상식과 예의조차 저버린 행위로, 피해자를 괴롭히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외교부는 무례한 행동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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