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국가정원 지정 사활, 과제는 산적

정인선 기자 2023. 5. 1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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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권 지자체가 국가정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15일 충청권 지자체에 따르면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등에서 국가정원 지정을 노리고 있다.

지자체들이 앞다퉈 내륙정원을 국가정원으로 추진하는 것과 달리, 충남 서산에선 가로림만을 국가해양정원으로 지정받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대전에선 노루벌 국가정원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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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노루벌 국가정원 추진…지자체 경쟁·행정절차 등 과제
서산시·충남도, 가로림만 국가해양정원 추진…예타 관건
노루벌 국가정원 조감도 사진=대전시 제공


대전·충청권 지자체가 국가정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넘어야 할 행정절차가 많고 일부 사업의 경우 경제성까지 입증해야 해 우려가 나온다.

15일 충청권 지자체에 따르면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등에서 국가정원 지정을 노리고 있다. 지자체들이 앞다퉈 내륙정원을 국가정원으로 추진하는 것과 달리, 충남 서산에선 가로림만을 국가해양정원으로 지정받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국가정원(내륙)과 해양정원간 성격은 다르지만, 국가 대표정원으로 지정받기 위해선 정부와 정치권의 원조가 절실한 셈이다.

국가정원에 지정되려면 먼저 지방정원을 조성한 후 3년간 운영해 요건을 갖추고 추후 승격하는 게 보편적이다. 다만 각종 영향 평가와 정부 심사 등을 통과해야 하고, 전국 지자체 곳곳에서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 지방정원 조성을 추진 중인 지자체만 수십 곳에 달한다.

해양정원은 해양생태계 법에 따라 국가해양생태공원으로 지정할 수 있다. 충남 서산에선 가로림만 해양정원을 제1호 국가해양정원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에 있는 상황으로, 최근 서산공항 사업이 예타 문턱에서 좌초되면서 부정적 기류가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생태를 주제로 한 해양정원 사업 특성상 경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SOC 사업도 경제성에 가로 막혀 추진이 원활하지 않은 만큼, 사업이 좌초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지역사회에선 예타 면제 같은 예외 수단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갯벌 면적이 159.85㎢에 이르는 가로림만은 해양생태계의 보고이다. 사진=해양수산부

대전에선 노루벌 국가정원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2027년까지 서구 흑석동 일원에 노루벌 지방정원 조성을 완료하고, 3년간 운영한 뒤 2031년 국가정원으로 등록 고시하는 게 목표다. 시는 최근 '노루벌 지방정원 조성계획 및 실시설계 용역'을 시작, 17일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정원의 콘셉트와 조성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가정원에 등록하려면 5개 이상의 주제정원이 갖춰져야 하는 만큼 노루벌 체험정원, 구봉산숲정원, 갑천친수정원, 대전과학정원, 한밭정원, 환경생태정원 등의 방향성도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아직 초안이 구체화되지도 않았고, 지자체간 치열한 유치 경쟁도 예고돼 있어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일단 2025년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중앙중기지방재정 투자사업 심사와 개발제한구역(GB) 관리계획 변경, 산림청 정원조성예정지 지정, 토지매입 등 과제가 산적해 사업 완료 시점은 가늠하기 어렵다.

대전시 관계자는 "8월 이내로 사업 초안을 도출하고, 곧바로 정부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주·부여·청양 3개 시·군도 공동으로 '금강 국가정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박기영 충남도의회 의원은 최근 임시회에서 "국가정원 지정 시 연간 수십억 원의 운영비를 전액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고 도시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충남도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충청권 지자체들이 개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시너지 효과를 위해 협력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충청권 메가시티와 광역철도 등의 사례처럼 국가정원을 각자 추진하는 것보단 상호 협력하는 게 시너지 효과를 위해 좋을 것"며 "여러 지자체가 합심해 파급 효과를 누리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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