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처리수 1L 마셔도 돼”…국책연구원 간담회 발언 논란
[앵커]
"희석되지 않은 후쿠시마 물 1리터가 있다면 바로 마실 수 있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 대학 교수가 이같은 발언을 해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시찰단 활동 범위를 놓고 한일 협상이 진행 중인 민감한 시점에, 정부 출연 기관이 해당 교수를 초청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정부 오염수 시찰단의 일본 방문을 1주일가량 앞두고,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해외 석학을 초청해 기자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40년 이상 방사선 분야를 연구해 온 웨이드 앨리슨 명예교수는 오염수의 위험성이 과장됐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웨이드 앨리슨/옥스퍼드 명예교수 : "저는 지금 제 앞에 희석되지 않은 후쿠시마 물 1 리터가 있다면 바로 마실 수 있습니다. 자연적인 수준의 80% 수준밖에 방사선 수치가 오르지 않습니다. 수백 리터도 가능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일본의 자료를 확신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시찰단이 일본 정부를 신뢰해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웨이드 앨리슨/옥스퍼드대 명예교수 : "(일본 정부의) 정직과 신뢰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인들을 믿을 수 있습니까? 왜 못믿겠습니까? 이 경우에도 신뢰가 작동해야 합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과학적으로 불분명한 내용이라는 국내 원자력 전문가 반박도 나옵니다.
[한병섭/원자력안전연구소장 : "(후쿠시마 오염수) 70%는 정화를 못 하고 일부밖에 정화하지 못했다라는 게 팩트가 나와 있지 않습니까? (앨리슨 교수의 주장은) 과학적으로 상당히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인체 영향에 대해 과학적 검증이 끝나지 않은 문제를 단정적으로 주장해 논란을 불러일으킬 우려도 제기됩니다.
간담회를 공동 주최한 원자력연구원은 앨리슨 교수의 주장이 연구원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음성변조 : "저분 하시는 말씀이 연구원의 공식 입장이냐 학회의 공식 입장이냐 그런 건 아닌 거죠."]
연구원은 일본 입장과 같은 주장을 하는 인사를 초청하면서도, 반대로 오염수 방류를 우려하는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볼 자리는 마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기자:김태석/영상편집:김대범
전현우 기자 (kbs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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