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지속적인 폭행…피해자는 결국 학교 떠나
[KBS 제주] [앵커]
제주에서 중학생들이 한 살 아래 학생들을 집요하게 괴롭히고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 일로 한 피해자 학생은 학교를 떠나기도 했는데요.
KBS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학교폭력의 실태와 문제점을 연속보도합니다.
먼저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부모를 문준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중학생 A 군의 가슴에 사람 얼굴만 한 피멍이 들었습니다.
이 멍 자국이 학교폭력으로 생긴 줄 꿈에도 몰랐다고 부모는 말합니다.
[A 군 어머니/음성변조 : "엄마 이거 별거 아니야. 친구하고 이거 운동하다 좀 다친 거예요. 그러면서 절대로 못 보게 하는 거예요."]
제주시교육지원청 조사 결과, 가해 학생들은 지난해 12월 A 군 등 피해자 8명을 도내 모 볼링장에서 폭행했습니다.
피해자 학생들에게 가위바위보를 시켜 지면 맞을 곳을 정하게 하고, 주먹과 신문지에 청테이프를 감아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지난 1월에는 A 군 등 7명의 피해 학생들을 불러 내 가슴 등을 수십 차례 때리기도 했습니다.
폭행은 한 피해 학생 집에서도 이어졌습니다.
[A 군 어머니/음성변조 : "친구가 (가위바위보 해서) 지면 또 친구를 때리고 그러니까 얘가 얼마나 자기가 이겼어도 졌어도 괴로운 상황이잖아요."]
부모는 가해 학생에게 만나지 말아 달라고 부탁까지 해봤습니다.
[A 군 부모-가해 학생 통화/지난 1월 28일/음성변조 : "네가 ○○(아들)을 폭행을 했다고 내가 들었어. (아, 예.) 지난 일은 이미 어쩔 수가 없고. 그냥 앞으로 ○○(아들)한테 연락하지 말고 만나지 말고. (제가 때린 거 좀 미안해서 앞으로 연락은 안 하고 만나지는 않을게요.)"]
하지만 가해 학생들은 지난 3월 또다시 폭행을 이어갔습니다.
[A 군 어머니/음성변조 : "학교 가서 우리 애를 보호하려면 제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행동이 뭔가요 했을 때 학폭위를 끝까지 하는 거 하고, 경찰 고소를 꼭 하셔라 해서. 제가 두 가지를 동시에 다 즉각 했는데 애가 고소 후에도 갈취당하고 폭행당한 일이 발생한 거예요. 제가 그때 너무 충격이 커서."]
가해 학생은 3명, 이 가운데 1명은 지난 2월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으로 전학 처분을 받은 학생이었습니다.
폭행당한 A 군은 현재 심리 치료를 받고 있고, 최근엔 학교까지 옮겨야 했습니다.
[A 군 어머니/음성변조 : "(입학 시기에) 난 진짜 너무 행복한 것 같아. 이런 말을 했던 애가 얼마 안 있어서 엄마 나 죽고 싶어. 이런 얘기를 하기까지 애가 너무 많이 변한 거예요. 그래서 제가 진짜 얘를 전학시킬 수밖에 없던 게 너무 진짜 마음이 아프고."]
제주시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 심의위원회는 최근 가해 학생 3명에게 전학 처분을 내리고, 2025년 2월까지 피해 학생에 대한 접촉과 협박, 보복행위 금지 등을 명령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서경환
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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