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끼만 먹어도 얼만데…피땀 흘려 벌어도 남는게 없는 서민들
물건값 오르는데 소득제자리 저축여력 줄어
“저축축소 계속되면 가계부실 유의해야”
15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계 흑자율은 30.9%로 전년동기보다 1.7%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2.8%포인트)에 이은 2개분기 연속 감소다. 흑자율은 번 돈에서 소비와 지출을 하고 남은 돈의 비율로, 통상 연 단위로 발표되는 가계순저축률과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흑자율은 코로나 시기를 거쳐 유독 높은 수준을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활동이 제한돼 소비가 줄고 정부가 각종 지원금을 뿌리며 남는 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2개분기 연속 상승세가 꺾인 것은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지출 증가속도가 빨라져 저축 여력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4분기 근로소득은 늘었지만 사업소득은 보합세을 보이면서 소득이 많이 증가하지 않았지만 지출액 증가폭이 커져 흑자율이 줄어드는 경향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록적인 고물가와 성장 부진이 겹치며 가계살림이 팍팍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인 6.3%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게다가 통화긴축 여파에 경기도 부진에 빠지면서 번돈은 그대로인데 물건값만 높아져 저축여력이 사라진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축을 위해선 국민소득이 늘어나야 하는데 인플레이션과 경기하락으로 실질구매력이 줄어들고 이것이 순저축 부문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돼 외부활동이 잦아져 소비가 늘어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올 1분기 경기 둔화세가 여전하고 물가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3개분기 연속 흑자율 하락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한은도 올해 실질구매력이 상승률이 0.7%에 그쳐 작년(3.0%)보다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 교수는 “저축이 감소하면 부실 위험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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