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기타신공] 세션 베이스 이훈형…인디와 메이저를 한 품에
前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전속 트레이너
現 아트버스컴퍼니’ 대표
“임영웅 자작곡 ‘런던 보이’, 완성도 매우 높아”
“한국서 제일 재밌는 재즈페스티벌 제작하고파”
“재즈=아트버스, 인디‧어쿠스틱음악=와우산 레코드”
국내 가스펠 음원 유통에도 기여
메인기타는 퍼포먼스 베이스
아내는 재즈 피아니스트 김솔아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세션 베이시스트 이훈형(39)은 '소니뮤직' 가스펠 유통 제작 팀장을 거쳐 現'와우산 레코드' 이사 겸 '아트버스컴퍼니' 대표로 재직 중이다.
이훈형은 윤미래, 타이거JK, 홍대광, Sam Ock, 옥상달빛, 선우정아, 황치열 등등 여러 가수와 연주했고, JYP엔터테인먼트의 보이그룹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전속 트레이너로도 활동했다. 세션 활동 외에 호원대, 백석예술대, 강동대 등 여러 대학 실용음악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훈형 대표는 2022년 11월 발매된 임영웅의 첫 자작곡 '런던 보이'에서 베이스 세션을 했고, 2023년 2월 11~12일 미국 LA 돌비씨어터에서 열린 임영웅의 첫 미국 공연 때에도 투어밴드로 함께 했다.
"'런던 보이'를 녹음할 때 저도 모르게 흥이 나서 연주했을 만큼 신이 났던 것 같아요. 다른 멤버들도 즐겁게 녹음에 임했죠. 곡이 워낙 좋았으니까요."
버클리음대 유학 시절 가본 적이 있던 꿈의 무대인 LA 돌비씨어터에서 임영웅과 공연을 같이 했다는 것도 그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 이훈형 대표는 2주 정도 미국에 체류하며 렌터카로 라스베이거스, 말리부, 그랜드캐년, 포인트듐, 세도나 레드락 등 여러 곳을 관광했다. 오랜만에 버클리 동문과도 해후했다. 음반 모으는 걸 좋아해 할리우드 선셋대로 음반가게에서 칙 코리아, 마일스 데이비스, 빌 에반스, 퀸스 존스 등 30여 장이 넘는 LP를 사기도 했다.
이훈형 대표의 메인기타는 퍼포먼스 베이스다.
"저는 이 악기 저 악기를 같이 사용하는 걸 싫어합니다. 하나의 악기로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는 걸 좋아하다 보니 퍼포먼스 베이스를 애용하게 됐어요. 이런 스타일이 국내에선 별 인기가 없지만, 해외에선 '범용' 악기 인기가 많습니다. 록과 발라드를 할 때도 좋죠."
퍼포먼스 베이스기타와 함께 그가 애용하는 건 펜더 스탠다드와 프레시전 베이스다.
"펜더 베이스는 가성비는 좋은 반면, 날씨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게 단점입니다. 따라서 펜더 스탠다드와 프레시전 베이스는 항상 만져주고 연주해줘야 합니다. 그대로 두면 상태가 틀어지기 때문이죠."
"야마하 BBNE2는 마치 조강지처와도 같은 기타죠. 똑같은 모델을 3번이나 샀을 정도로 팔면 다시 생각나고 그래서 다시 샀다가 또 팔고 다시 사고 등등. 녹음 많이 할 땐 이만한 기타가 없으므로 다시 구매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단종된 캔 스미스 5현 베이스도 블랙 가스펠 연주에 최적의 베이스입니다. 한마디로 켄 스미스는 돌 같은 악기죠. 10년 동안 넥을 한번도 건드린 적이 없을 만큼 내구성이 엄청나요. 어떠한 컨디션에서도 악기가 한치의 틀어짐이 없어요. 정말로 이런 베이스는 처음 봤습니다."
"카빈 5현과 카빈 플렛리스도 보유하고 있는데, 황치열 홍콩 투어 때 처음 사용했어요. 소리가 너무 좋아서 지금도 펑키 스타일이 필요한 세션 때 사용하고 있죠. 황치열 앨범 사운드도 카빈 베이스 소리입니다."
"이펙트도 여럿 갖고 있는데 그중 A3 페달은 정말 예쁜 것 같아요. 이런 이펙트를 사용할 땐 이렇게 배합해서 써야 한다는 큐레이팅 같은 걸 바로 해주니까 너무 좋아요. 모델 사이즈가 다양해 선택 사양도 넓고 내구성도 좋습니다."
"예전엔 몇몇 브랜드의 기타 스트랩을 사용했는데 지금은 OH's 레더 스트랩만 고집하고 있어요. 가죽 퀄리티가 좋고 착용감도 최고죠. 마이크 스턴, 적재 등에 협찬할 만큼 유명 기타리스트에게도 퀄리티를 인정받았죠. 적재가 '라디오스타'에서 연주할 때 어깨에 맨 스트랩이 바로 이겁니다. 하나의 스트랩으로 기타 여러 대를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저는 악기 하나당 스트랩을 따로 사용합니다. 천 스트랩은 연주할 때 밀리는 감이 있지만 가죽 스트랩은 밀착돼 있어 그 상태로 유지되는 장점이 있죠. 착용감도 편하고."
이훈형 대표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소니뮤직에서 '가스펠' 음원 유통팀장으로 일했다. 이곳에서 많은 가스펠 음악을 기획‧제작하며 이 분야 독보적 위상을 구축했다. 이 기간에 그는 가스펠 음악인 수백여 명과 계약하며 가스펠 활성화에 기여했다. 종교음악을 '퀄리티'라는 관점에서만 평가하지 말고 '순수'란 명분을 갖고 하자란 마인드로 많은 가스펠 음악을 유통했다. 소니뮤직 매출에도 기여할 만큼 인기를 얻은 아티스트도 적지 않다. 마커스, 송정미, 박종호 등이 대표적이다.
이훈형은 독실한 기독교인이기도 하다. 이것은 아버지(집사)와 어머니(권사) 영향도 크다. 어릴때부터 기독교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 부모는 현재 강원도 횡성 '은현' 교회에 성도로 출석하고 있다. 이훈형 대표는 동탄 '호산나' 교회에 다니며 음악디렉터까지 병행하고 있다.
이처럼 독실한 기독교인이다보니 그 누구보다 교회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지만 소니뮤직 내 사업부가 없어지자 그는 관련 일을 계속 하기 위해 소니뮤직 퇴사후 음원유통사 '게이트포'를 설립했다. '게이트포'에서 유통하는 음악인 중엔 실력파 재즈 뮤지션 비중도 높다. 이 대표는 실력파 뮤지션들이 회사가 없다는 게 아쉬워서 이들을 위한 본격 재즈 에이전시를 설립하는데, 이게 바로 아트버스컴퍼니다.
'아트버스'는 지난 4월 와우산 레코드 산하로 들어오며 다양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언제든지 타고 내릴 수 있는 버스는 목적지가 분명하다. 예술이란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버스 운전기사, 그리고 이 종착지에 가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지 그 버스에 같이 타고 내릴 수 있다란 의미로 사명을 '아트버스'라고 지었다.
"올해 아트버스를 통해 많은 걸 계획하고 있습니다. 매월 2회 양질의 재즈 공연을 선보이며 재즈에 특화된 공간‧아지트로 기능하고 싶어요. 재즈음악과 어쿠스틱음악의 중심‧메카가 됐으면 합니다. 오는 6월부턴 아트버스 연주자들의 음원 발매도 시작합니다. 1탄은 송하철‧강재훈이 될 것 같아요. 이외에 장들레 앵콜 콘서트 등 다양한 걸 준비하고 있어요."
"국내 재즈 뮤지션들의 실력은 세계적이지만 현실적으론 그들 모두를 담을 재즈 무대는 작습니다. 저는 아트버스를 통해 한국에서 제일 재미있는 재즈페스티벌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재즈하면 아트버스, 인디음악/어쿠스틱하면 와우산 레코드, 재즈와 어쿠스틱음악이 한 공간에서 공존하며 콜라보가 가능하다는 걸 증명해내는 곳, 그게 바로 제가 원하는 것입니다."
이훈형 대표는 지금까지 동아방송대, 경희대 포스트모던, 버클리 음대 등 여러 대학을 다녔다. 학교를 많이 다닌 건 캠퍼스 생활에 대한 미련 때문이다. 음대시절 오로지 연습만 하다보니 대학 캠퍼스의 낭만, 추억을 만들 틈이 없어 아쉬웠던 것이다.
"버클리음대는 학교 운동장도 없고 도로에 위치한 건물 형태 학교죠. 반면 경희대(수원 국제캠퍼스)는 캠퍼스가 너무 예뻤어요. 처음 가보곤 학교가 완전 내 스타일이라 여겼죠. 그래서 잔디밭에 누워서 여유시간도 갖고 커피도 마시며 남들이 하던 대학 생활을 해봤어요."
이훈형 대표는 동아방송대 실용음악과 재학 중 교수의 영향으로 재즈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때부터 일렉트릭 베이스를 꾸준히 쳤다. 그러다가 갑자기 인디음악으로 전향했다. 당시 옥상달빛 김윤주가 같이 해보자고 해 베이스 세션으로 참여하게 됐는데, 그에겐 인디음악의 시작이었다.
베이스 연주자로서 뿐만 아니라 그는 음악산업 전반에 관심이 많다. 음악 프로덕션을 하는 입장에서 요즘 학생들이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고 어떤 음악을 즐겨 듣는지 등등. 저작권, 음원분배 방식, 1인 제작자의 음악제작 메카니즘, 장르별에 따른 제작단가‧수요 등을 주제로 석사 학위 논문을 쓰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후학 양성에도 열심이다. 강동대, 경희대, 동아방송대, 숭실대 등등 여러 대학에 이어 현재 호원대, 백석예술대, 신안산대 등에 출강 중이다.
이훈형 대표는 처음엔 드럼을 연주하다가 고1때 입시로 베이스를 선택했다. 학생 시절 그의 우상은 넥스트, 예레미였다.
"특히 예레미를 너무 황홀하게 들었어요. 기타리스트 조필성의 연주를 듣고 과연 이게 우리나라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충격이었죠."
이훈형 대표 와이프는 재즈 피아니스트 김솔아다. 2012년 버클리 유학 때 만나 연예 7년만에 결혼으로 이어졌다.
이 대표는 아이돌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트레이너로도 활약했다. 당시 JYP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멤버들 즉, 보컬‧베이스‧드럼‧건반 등 파트별로 선생을 찾고 있었다.
그는 하루 8시간 이상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를 트레이닝했다.
"멤버들 정말 죽어날 정도로 혹독하게 트레이닝시켰어요. 제가 처음 맡았을 땐 잘하지 못했어요. 그냥 취미생 정도랄까? 그러나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친 지금은 괴물이 됐을 만큼 너무 잘합니다. 무엇 하나 손색없을만큼. 역시 연습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란 걸 알게 됐죠. 실력으로 똘똘 뭉친 어떤 인디밴드들보다도 훨씬 잘한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인디씬에선 개인적으로 장들레, 요조 등을 높이 평가합니다."
"김현철로 인해 제 가요가 시작됐고 애티튜드도 시작됐습니다. 프로듀싱 면에서 국내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김현철이죠. 그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에 놀랐습니다. 그분은 최근에도 CD를 사서 듣는 스타일인데, CD에 나와 있는 크레딧을 모두 외울 정도에요. 누가 세션했고 레코딩은 어디에서 했으며 등등. 이런 분을 정말 처음 봤어요."
"국내 재즈 베이시스트론 전창민, 김영후를 높이 평가하고 좋아합니다."
사용장비
▶ 기타 : 퍼포먼스(Performance), 펜더 스탠다드/프레시전, 야마하 BBNE2, 켄스미스(5현), 카빈 5현 및 카빈 플렛리스
▶ 앰프 : AMPEG
▶ 이펙트 : 보스(BOSS), 리와이어, A3 등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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