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유족, 정부안 수용…일본제철 자산 매각신청 취하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를 확정한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 중 일부가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에 대한 압류·매각명령 신청을 취하했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 고(故) 여운택 씨의 유족 4명은 주식특별현금화 매각 명령 신청을 심리하는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오석준)에 지난달 27일 취하서를 제출했습니다.

여 씨의 유족들이 취하서를 제출함에 따라 법원의 자산 압류 및 매각명령은 이들에 대해서는 효력을 잃고, 매각 절차가 중단됩니다.

이는 일본제철에게서 돈을 받아내는 절차를 중단하는 것으로, 올해 3월 정부가 발표한 ‘제3자 변제’ 해법을 수용하고 배상금을 수령하겠다는 의사를 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 씨와 함께 주식 매각명령을 신청했던 나머지 당사자 3명은 취하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이들이 신청한 일본제철의 국내 자산 매각 절차는 계속 진행됩니다.

앞서 여 씨는 다른 강제동원 피해자 고(故) 신천수씨와 1997년 일본 오사카지방재판소에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을 상대로 배상금 지급 소송을 제기했다가 2003년 일본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습니다.

이후 여 씨와 신 씨는 이춘식, 김규수 씨 등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2005년 국내 법원에 같은 취지의 소송을 냈습니다.

이들은 1·2심에서 패소했으나 2012년 대법원에서 원고 4명 승소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고, 재상고심을 거쳐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승소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그 사이 이 씨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 3명은 모두 별세했습니다.

대법원 판결에도 일본제철이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자 피해자와 유족들은 일본제철의 국내 자산인 PNR 주식 8만 1075주를 압류하고 이를 매각(현금화)해달라고 각각 신청했습니다.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2020년 8월 주식압류 명령, 2021년 12월 주식특별현금화 매각 명령에 대해 피해자 측 신청을 각각 받아들였습니다.

일본제철의 항고는 두 건 모두 기각됐습니다.

대법원은 현재 일본제철이 재항고한 주식특별현금화 매각 명령 사건을 심리 중입니다. 압류명령 사건에 대해서는 일본제철이 재항고하지 않았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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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기자 (isbaek@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