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회전식 연발권총으로 美 역사 바꾼 콜트

콜트
짐 라센버거 지음 / 유강은 옮김 / 레드리버 펴냄

연발사격이 가능한 권총 '리볼버'를 만들어 부를 거머쥔 새뮤얼 콜트(1814∼1862)의 이야기다. 미국 뉴욕타임스 기자이자 논픽션 작가인 저자는 남북전쟁, 미국 산업혁명, 골드러시를 배경으로 콜트의 극적인 삶을 조명했다. 저자는 철저한 연구 조사를 통해 베일에 싸여있던 콜트의 진짜 모습을 그려냈다.

저자는 콜트와 회전식 권총 리볼버를 과대평가하지도, 과소평가하지도 않는다. 기계 장치에 통찰력이 있는 발명가이자, 비정하면서 수완이 좋은 사업가인 콜트를 공정하게 소개한다. 덕분에 콜트는 조면기를 개발한 앨리 휘트니, 전신을 개발한 새뮤얼 모스, 수확기를 개발한 사이러스 매코믹과 나란히 산업화 시대를 대표하는 거물들 옆에 자신의 자리를 되찾는다.

동시에 리볼버가 미국사에 끼친 영향도 냉정하게 짚어본다. 미국식 대량 생산 시스템의 탄생과 폭력적인 서부 개척은 모두 리볼버 때문에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콜트는 헨리 포드보다 100년 앞서 조립 라인이라는 개념을 떠올렸다. 이를 통해 부품 호환이 가능한 규격화된 총기를 저렴한 가격에 대량 생산해 총기산업의 혁명을 일으켰다. 리볼버는 서부 개척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기존 단발식 총기보다 빠르게 활을 쏘던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6연발 리볼버 앞에선 적수가 되지 못했다. 인디언들은 자신의 터전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저자에 따르면 콜트와 그가 만든 리볼버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19세기의 미국, 아니 이 문제에 관한 한 21세기의 미국도 이해할 수 없다. 독자들은 콜트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서스펜스를 동반한 일화들도 끊임없이 들어있어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책의 부제는 '산업 혁명과 서부 개척 시대를 촉발한 리볼버의 신화'다.

박영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