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의협·플랫폼·약사회 대립’ 심화

송민섭 2023. 5. 1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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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일부터 시행되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범위를 놓고 보건의료계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가 의사단체와 협의한 대로 재진 환자·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의 시범사업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진·재진을 둘러싼 플랫폼 업계와의 갈등에 이어 약사단체도 '비대면 약 배송 제외'를 요구하며 비대면 시범사업 논란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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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시행 차질 우려
‘재진 환자·의원급 중심’ 유력 속
플랫폼업계, 초진까지 허용 요구
의협과 갈등하다 ‘협의체’ 제안
약사회 “약배송 제외” 논란 가세
정부는 “5월 내 사업 범위 확정”

6월1일부터 시행되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범위를 놓고 보건의료계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가 의사단체와 협의한 대로 재진 환자·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의 시범사업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진·재진을 둘러싼 플랫폼 업계와의 갈등에 이어 약사단체도 ‘비대면 약 배송 제외’를 요구하며 비대면 시범사업 논란에 가세했다. 정부는 전문가와 관계기관 등의 협의를 거쳐 이달 내로 시범사업 범위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15일 대한약사회(약사회) 등에 따르면 약사회는 전날 ‘비대면 시범사업 저지 결의대회’에서 시범사업의 전면 중단을 요구했다. 약사회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전제로 △표준화·개방화된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 구축 △환자 중심 약국 선택권 보장 △플랫폼 개입 없는 약사 주도의 합법적 약 전달 등을 요구했다. 병·의원 근처에서의 처방약 판매가 거의 유일한 수익원인 약국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비대면 약 배송을 결사 저지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대한약사회 회원들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한약사회관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의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계획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최광훈 약사회장은 “의료체계가 비대면 진료로 전환이 필요하다면 단순히 비대면 진료 앱 기업의 이익보장 차원에서 사업 연장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비대면 체제 내에서 지속가능한 방안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랫폼 업계는 비대면 진료에서 약 배송은 빠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에게 조제약은 약국에서 직접 수령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꼴”이라며 “오히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통해 약국의 디지털화를 위해 양측이 노력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플랫폼 업계는 대신 대한의사협회(의협)와의 초·재진 갈등에서는 한발 물러선 입장을 취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 협의체인 장지호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 공동회장은 지난 12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재진 중심으로 시범사업이 시행되면 플랫폼 개편을 위해 상당한 기술과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재진 원칙이 바뀌지 않을 원칙이라면, 어느 정도 합의하되 제도를 현실적으로 맞춰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협의체를 구성해 국내 여건에 맞는 새로운 시범사업안을 도출하자”고 강조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되는 다음 달 1일부터 비대면 진료를 시범사업 형태로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 논의가 국회에서 별다른 진척이 없어서다. 비대면 진료는 심각 단계가 해제되면 불법이 되는 만큼 정부는 대상환자의 범위 등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관계기관, 여야 협의 등을 거쳐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진료과목별 비대면 초·재진 비율 등을 면밀히 분석해 시범사업의 범위를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현영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심각 단계에서의 비대면 진료 1833만여건을 7개 과목(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피부과·비뇨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별로 분석한 결과 과목별로 초·재진 비율이 큰 차이를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송민섭 선임기자, 이지민·이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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