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보다 인기”라는데…하이트진로 야심작 켈리, 전망은?
4년여 전 돌풍을 일으켰던 ‘테라’보다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마케팅 부담 때문에 실속을 챙기기 어려울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15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켈리는 출시 36일 만인 이달 10일까지 총 104만 상자가 팔려나갔다. 330㎖ 병으로 환산하면 약 3162만병에 이르는 양이다. 기존 국내 맥주 브랜드 중 최단기간 100만 상자 판매 기록을 갖고 있던 테라보다 3일이 빨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1초에 약 10.2병이 판매된 꼴”이라며 “상반기 동안 켈리의 마케팅 활동을 공격적으로 펼쳐 켈리와 테라의 투트랙 전략으로 국내 맥주 시장 1위 탈환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신제품 출시 이전부터 하이트진로가 마케팅 비용을 늘려오고 있었다는 점이다.
하이트진로를 비롯한 주류기업들은 팬데믹 기간 음식점과 술집으로 향하는 소비자가 줄어들자 파이가 큰 유흥채널 매출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손실분을 가정채널에서 대신 확보하고자 TV 광고와 판촉 행사 등 마케팅 비용을 늘린 것.
이 때문에 올해 1분기(1~3월) 하이트진로의 매출은 60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33.4% 하락한 387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무려 40.7% 떨어진 220억원을 기록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앞서 지난해에도 광고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한국 기업 탑5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5개 광고주 중 하이트진로만이 비(非)기술 기업이었다. 나머지 기업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기술기업이었다.
오비맥주에 밀려 ‘만년 2위’에 그치고 있는 데 대한 묵은 한도 있지만, 오는 2024년이 창사 100주년이기도 하다. 내부적으로 창사 100주년에 맞춰 소주와 맥주 모두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걸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지난 3월 말 켈리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변즉생 정즉사(변화와 혁신을 하면 살고, 멈추거나 안주하면 죽는다)의 각오로 안주하지 않겠다”며 “(켈리로) 맥주시장에서 강력한 돌풍을 일으켜 소주에 이어 맥주 부문에서도 국내 시장 1위 탈환을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도 켈리의 판매량을 눈여겨보는 분위기다.
현대차증권은 이날 하이트진로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2만9000원에서 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중장기적인 켈리의 흥행 여부에 따라 주가가 좌우될 것이란 분석이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류시장 내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비용 지출 분위기가 2~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올해 하이트진로의 주가가 맥주 판매량 추이에 반응할 전망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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