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 영어론 뭐야? 이거 번역하려고 구글·애플도 그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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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넘어 미국으로 유학 간 청년은 언어(영어)가 가장 큰 벽이었다.
예를 들어 더 글로리에서 나온 "나 지금 되게 신나"는 "I'm so excited right now"로, "콩밥은 니가 먹어"라는 대사는 "감옥은 결국 네가 간다(you'll end up in jail)"로 번역되는 식이다.
엑스엘에이트가 지금까지 번역한 영상 콘텐츠는 약 80만 시간, 번역한 단어는 20억개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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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나 지금 되게 신나(I’m so excited right now)”, “콩밥은 니가 처먹어(you’ll end up in jail)”, “내가 할게요 망나니( I’ll be your headsman)”
스무살 넘어 미국으로 유학 간 청년은 언어(영어)가 가장 큰 벽이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에도 성공했지만 일을 끝내고 동료들과 펍에서 맥주를 마실 때면 대화에 끼지 못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들리지 않는 말들이 있었다. 영어 정복을 위해 매일 하루 한 편씩 영화를 봤다.
그러다 정교한 번역 시스템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영상 콘텐츠에 특화된 번역 기술을 개발한다면 성공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잘 다니던 구글도 뛰쳐나온 정영훈 ‘엑스엘에이트(XL8)’ 대표 얘기다.
정 대표는 원래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다 미국 콜롬비아대로 유학을 떠났다. 박사학위를 받고 구글 검색팀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삼성과 구글을 거친 엘리트였지만 고등학생 시절부터 꿈꾸던 창업에 나섰다. 창업 동기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이다.
이들이 2019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창업한 엑스엘에이트는 인공지능(AI) 기계 번역 스타트업이다.
정 대표는 “구글, 아마존 등 전 세계 기계 번역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은 50개도 넘는다”며 “하지만 이들 번역은 문어체는 잘해도 구어체는 잘 하지 못한다. 우리가 개발한 인공지능은 문맥을 보고 앞 뒤 상황에 따라 번역해 낸다”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 번역 정확도는 올라갔다. 엑스엘에이트에 따르면 기존 기계 번역 정확도가 60% 수준이라면 엑스엘에이트가 개발한 번역 자동화 도구 ‘미디어캣’의 번역 정확도는 80~90% 정도다.
예를 들어 더 글로리에서 나온 “나 지금 되게 신나”는 “I’m so excited right now”로, “콩밥은 니가 먹어”라는 대사는 “감옥은 결국 네가 간다(you'll end up in jail)”로 번역되는 식이다.
정 대표는 “1년에 넷플릭스에서만 1000편 이상의 콘텐츠가 제작된다”며 “이를 전 세계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해당 언어로 된 자막이 필요한데 미디어캣을 통해 초벌 번역을 하게 된다. 이를 전문 번역 서비스 제공 업체(LSP)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초벌 번역은 전문 번역사의 감수를 통해 우리가 시청할 때 보는 최종 자막이 된다. 즉 정확도 높은 초벌 번역 덕에 수 많은 미디어 콘텐츠를 쉽게 이해하며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엑스엘에이트가 지금까지 번역한 영상 콘텐츠는 약 80만 시간, 번역한 단어는 20억개 이상이다. 지원가능한 번역 언어쌍은 77개에 이른다.
정 대표는 “언어는 새로운 세상을 여는 문이라고 한다”며 “혁신적인 AI기술로 언어 장벽을 허물어 모두에게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하려고 한다”고 엑스엘에이트의 비전을 소개했다.
엑스엘에이트는 지난 해 스포츠 중계나 유튜브 라이브 방송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통역 솔루션 ‘이벤트캣’도 내놨다. AI가 방송 음성을 인식해 자막을 입혀주는 것이다.
올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는 줌(Zoom) 회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시간 통역 애플리케이션 ‘이벤트캣 포 줌’을 공개했다. 이벤트캣은 구어체 기반 데이터를 학습한 기계 번역 엔진을 줌과 결합해 다국어 회의를 실시간으로 통역해 준다. 참가자들은 실시간으로 선택한 언어로 자막을 볼 수 있다.
엑스엘에이트는 지난 해 퓨처플레이 등으로부터 36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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