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집행위원장 잇따라 사의 표명… 부산국제영화제, 무슨 일이
‘조직 사유화’ 논란으로 집행위원장과 이사장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하는 등 부산국제영화제(BIFF) 조직위원회가 내홍 사태에 봉착했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15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사의 표명 등 일련의 사태와 관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이사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이사장이 밝힌 최근 일련의 사태는 지난 9일 BIFF 임시총회에서 그동안 없었던 운영위원장을 신설, 이 자리에 이 이사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C씨를 위원장으로 위촉하고 허 집행위원장이 이에 반발,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영화계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일 등을 뜻한다.
그동안 BIFF는 이사장 아래 집행위원장이 영화제 기획과 방향, 초청 영화 선정 등 영화 업무 전반과 일반 행정, 예산 등을 총괄하는 체제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운영위원장을 신설, 허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기획, 신인 감독 및 작품 발굴 등 영화 관련 업무에 집중하고, C운영위원장은 법인 운영, 일반 사무, 행정, 예산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이원체제로 바꾸려 하면서 사달이 불거졌다.
지역 영화계에선 이를 두고 “이 이사장이 BIFF 조직을 사유화하려 한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부산영화평론가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부산국제영화제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며 “허 집행위원장 복귀를 노력하고 이용관은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한국영화제작협회도 이날 “(집행, 운영위원장의) 공동위원장 체제를 철회하고 허 위원장 복귀를 위한 노력을 천명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이 이사장은 이에 대해 “오래 전부터 영화와 행정을 분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영화와 행정을 분리한 토론토영화제 등을 토대로 이번 인사를 했다”며 “C위원장은 30년 동안 알고 지내는 사람이지만 영진위와 부산영상위에서 일한 행정 경험이 있어 운영위원장에 위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김동호 전 집행위원장, 전양준 전 집행위원장, 고 김지석 전 부집행위원장 등과 함께 BIFF 창설을 주도한 인물들 중 하나다. 이 이사장은 2010~2017년 집행위원장을 거쳐 2018년 이사장에 취임했다. 허 집행위원장은 영화평론가출신으로 2002~2006년 BIFF 한국영화 프로그래머를 했다.
BIFF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 논란, 이후 부산시·감사원 감사와 검찰 조사로 이 이사장 등이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500만원 선고를 받은 일 등으로 진통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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